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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 뒤에 숨은 한국교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한국교회여성연합회, ‘교회개혁과 여성’ 주제로
유종환 기자  |  yjh44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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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20  10: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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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2017 교회여성 공개토론회가 최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그레이스홀에서 ‘교회개혁과 여성’이란 주제로 열렸다.

송선옥 교회개혁위원장의 여는 기도로 시작된 공개토론회는 민경자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회장의 인사말과 하희정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 외래교수)와 김희헌 목사(향린교회 담임목사)의 발제, 신미숙 총무의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종교개혁과 여성을 주제로 발제한 하희정 교수는 루터 뒤에 숨은 한국교회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음을 지적했다.

하 교수는 “130년 역사를 가진 한국교회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루터를 종교개혁의 선봉에 서게 만들었던 중세 로마교회의 데자뷰에 다름 아니”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무너지 자존감을 회복하려 하지만, 비웃기라도 하듯 사회적 신뢰도는 추락에 추락을 거듭해 바닥을 뚫고 지하로 내려가는 중”이라며, “변화의 요구에 직면할 때이다. 전가의 보도처럼 종교탄압을 내세우며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근 결과다. 자기변화의 실패는 자멸로 이어진다. 파괴는 내일이 있지만, 자멸은 내일이 없다”고 우려했다.

하 교수는 또 한국교회가 루터를 잘못 소환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하 교수는 “루터를 종교개혁 영웅으로 띄우기에만 급급하다. 심지어 신화로 자리 잡아가는 모양새다”며, “루터라는 인물의 중요성은 가톨릭과 소위 대놓고 ‘맞짱’ 떠서 승리했다는데 있지 않다. 한 시대를 살아가는 기독교 지성으로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한 사람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복종을 거부한 루터에게 교회는 파문으로 응대했고, 질서라는 낡은 칼을 들이댔다. 교회는 그에게 질서 파괴자라는 프레임을 씌웠다”면서, “루터는 자신에게 마지막 남겨진 성서와 양심을 꺼내어 이를 막아냈고,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이 된 교회를 향해 질서 대신 자유라는 방패를 들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루터가 죽음의 길이 될 줄 알면서 선언했던 자유선언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것”이라며, “교회가 세상을 지배하는 중세의 낡은 시대가 막을 내리고, 복종만을 강요당했던 개개인이 자신의 신앙적 양심에 따라 진리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근대시대의 출발점이 만들어 졌다”고 평했다.

하 교수는 루터가 놓친 것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이에 “루터는 개개인에게 돌아가야 할 성서의 진리와 양심의 자유를 제 주인들에게 온전히 돌려주지 못하고 세속권력에게 통째로 넘겨주었다. 소위 배달사고가 난 것”이라며, “루터는 중세적 세계관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자기 모순으로 이어졌고, 일명 내로남불의 덫을 피해가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아울러 “루터가 지성과 진리의 이름으로 휘두른 칼날에 희생된 이는 농민, 개혁가, 여성, 유대인만이 아니었다. 가장 치명타를 입은 것은 바로 루터 자신이었다”면서, “보름스 제국의회에서 성서와 양심의 이름으로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선언했던 루터. 자신의 순수한 지성과 진리에 대한 열망도 함께 제거되었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한국교회에 있어 개방보다 더 좋은 개혁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 교수는 한국교회가 종교가 한 사회 안에서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 겸허하게 역사에 묻고 성실하게 고민하길 바랐다. 또 미국 상원 채플 목사 리처드 핼버슨의 “교회는 그리스로 이동해 철학이 되었고, 로마로 옮겨져서는 제도가 되었다. 그 다음에 유럽으로 가서 문화가 되었고, 마침내 미국으로 왔을 때 교회는 기업이 되었다”와 영화 <쿼바디스>의 김재환 감독의 “그리고 교회는 한국으로 와서 대기업이 되었다”를 인용해 비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한국교회가 생각하는 두뇌도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심장도 키우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또 한국교회가 스스로를 가둔 16세기 중세적 사고와 배타적 언어를 끊어내기를 바라고, 21세기 미래 키워드로 떠오른 시민사회에 어떻게 합류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고민하는 동시에 실천적 대안을 마련하길 소망했다.

하 교수는 “집단적 자기착각과 자기고립에 빠진 한국교회의 가장 시급한 개혁과제는 ‘사회적 개방’이다. 자기개혁에 실패한 한국교회는 ‘개방’외에 답을 찾기 어렵다”면서, “개방보다 더 좋은 개혁은 없다. 입으로는 공의의 신 야훼 하나님을 부르짖으면서 온몸을 다해 풍요의 신 바알을 하나님으로 섬기는 방식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며, 스파게티면에 토마토 케첩을 뿌려놓고 파스타라고 우기는 짓을 그만하라고 촉구했다.

‘교회개혁과 여성’을 주제로 발제한 김희헌 목사(향린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낸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 했다.

김 목사는 “기독교는 시대가 앓고 있는 고통을 치유하지 못한다. 고통당하는 자들과 함께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고통을 외면하고 종교가 지배자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성토했다.

또한 “기독교가 가해자들의 종교가 됐다. 침략하고 정복하는 것들이 자연스러워졌다. 교회가 복음이라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품거나 그러지 않고, 승리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면서, “억압받고 약자들의 아픔을 보듬기 위해 내려가는 배려하는 마음이 사라졌다. 사회곳곳에서 수많은 비명소리가 들리지만, 성공했다는 교회는 관심조차 갖지 않았다. 조직이나 건물크기에만 몰두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나님 나라는 사랑이 승리하는 나라이다”면서, “한국교회여성연합회가 신앙인들이 가질 수 있는 긍지와 꿈을 길러내는 못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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