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진 성 목사

대한민국이 세계의 이목을 다시 집중시킨다. 오는 2월 9일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되기 때문이다. 한국사회 전반은 물론, 교계까지 이번 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 열기는 올림픽 성화의 불꽃처럼 뜨겁게 달아올라 개막식이 열리는 메인 스타디움에 도달해 있다.

그런데 이러한 분위기에 찬물이라도 끼얹듯이 북한의 도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축제 분위기의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에서는 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북한의 도발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자칫 세계인의 축제에 맞춰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물론 김정은 정권이 세계인의 축제에 미사일을 발사해 세계 전체를 적으로 돌리지는 않겠지만, 그동안의 행적으로 보면 우려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몇몇은 우리나라와 미국의 한미동맹 군사훈련을 조금 늦춰서 북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오히려 북한도 동계 올림픽에 참가하도록 권유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실성이 조금은 떨어지는 말이기는 하지만, 솔직히 현 시점에서 가장 검토되어야 할 주장이기도 하다.

사실 최근 남한과 북한의 동향만 살펴보면 금방이라도 전쟁이 날 것 같은 분위기다. 일각에선 제3차 세계대전의 전초무대가 될 것이라는 과장된 풍문도 내놓고 있다. 분명한 것은 그 어떠한 행태이든지 전쟁이라는 수단을 선택했을 때 발생하는 피해는 너무나 끔찍하다. 숫자로 헤아리지 않아도 전쟁의 참상은 부모형제 다 잃은 채 살아가는 이산가족들만 봐도 알 수 있다.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그들의 아픔은 전쟁의 참혹함을 다시 아로새기게 한다.

더구나 그 전쟁의 피해는 누구도 아닌 바로 한반도에 살아가는 우리나라 국민과 북한 동포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강대국들의 논리로만 남한과 북한이 움직여 전쟁까지 불사한다면, 금수강산 수려한 한반도의 아름다움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질 것이다. 세계 경제무대와 어깨를 나란히 한 대한민국의 위상도 곤두박질한다. 6.25 전쟁 발발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산가족들의 아픔보다 몇 배는 더 큰 아픔을 겪을 수 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쌓아놓은 평화통일의 발판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된다. 이는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좋은 모습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한과 북한이 하나로 모여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된다. 강대국들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에서 벗어나, 한민족 평화통일의 당사자인 남한과 북한이 한 테이블에서 발전적인 대화를 일궈낼 수 있는 순간이다. 어떻게 해서든 북한의 올림픽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과거 태극기도 인공기도 아닌 한반도가 그려진 깃발을 들었던 모습처럼, 평창 동계올림픽에 다시 한반도 기가 휘날리길 기대한다.

스포츠는 모든 이념과 인종, 종교까지도 내려놓고 하나가 될 수 있는 장이다. 이런 의미 있는 지구촌의 축제가 불처럼 뜨겁게 달아오른 한반도의 위기 상황에서 대한민국에서 열린다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 생각한다. 지구촌 유일한 분단국가에게 하나님이 주신 준엄한 메시지일지 모른다. 이처럼 소중한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않기를 바란다. 그 어떠한 강대국의 힘의 논리가 아닌 오직 남한과 북한만의 평화통일의 단초를 놓을 수 있도록 남한과 북한이 주체적으로 나서길 소망한다. 활활 타오르는 성화처럼 꺼지지 않는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의 불꽃이 다시 타오르는 역사적 현장이 되길 기대한다.

2018년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을 하나로 엮듯이, 끊어진 남과 북의 연결통로를 하나로 잇는 평화의 대회로 기억되길 바란다.

샬롬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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