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제24대 대표회장 선거를 위한 정기총회가 열린다. 따라서 동연합회 선거관리위원회는 대표회장 후보로 등록한 전광훈 목사와 김노아 목사, 그리고 엄기호 목사 3명 중, 김 목사와 엄 목사를 대표회장 후보로 확정하고, 전 목사를 탈락시켰다. 문제는 대표회장 후보에서 탈락한 전 목사가 ‘선거업무중지가처분’ 등을 법원에 내면서, 제24대 대표회장 선거가 제대로 치러질지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한기총 가입단체인 청교도영성훈련원 대표 전광훈 목사가 제출한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측의 대표회장 후보 추천서와 회의록이 인정되지 않았다. 대신총회가 한기총에 가입한 교단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여기에 정보보호법에 의해 신원증명서를 미제출한 대신, 경찰의 설명서와 경고문을 제출한 것도 후보 탈락의 원인이 됐다.

문제는 형평성 논란이 불거져 나왔다. 선관위는 교단의 추천서와 회의록을 제출하지 않은 엄기호 목사를 후보로 결정했다. “제23대 대표회장 선거를 치룬지 6개월이 안되었기 때문에, 이 때 제출한 추천서와 회의록이 유효하다”는, 어디에도 없는 서류의 유효기간 6개월이라는 점을 내세워 후보로 인정한 것이다. 한마디로 전 목사에게는 무거운 잣대를 들이대고, 엄 목사에게는 법을 어기면서 관대한 법을 들이된 것이다.
분명한 것은 후보의 추천서와 회의록은 1회용이라는 것이 상식이다. 이것은 관공서가 발행하는 호적등본, 주민등록초본, 인감증명서 등의 증명서, 개인이 작성하는 이력서와는 다르다. 총대들은 선관위가 갑자기 제23대 대표회장 후보 당시 엄 목사가 제출한 교단 추천서와 회의록을 유효기간이 6개월 이라는 논리를 갑자기 들고 나와 후보로 확정한 것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마디로 총대들은 선관위의 이 같은 결정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선거를 공명선거를 이끌어가야 할 선관위가 불법을 자행하며, 한기총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한기총 선관위는 과거 여러 번의 대표회장 선거를 치루면서,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켰다는 사실을 주지하면, 선관위의 이번 결정은 또 다시 다툼의 여지를 남겼다.

전 목사측은 선관위가 신원조회를 요구한 것과 관련, 정보보호법에 의해 금지된 신원조회를 요구한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서 “새로 개정된 정보통신법에 의하여 신원정보를 당사자만이 볼 수 있는 서류로서 기관이나 단체에 제출할 경우 발급해준 경찰관과 당사자가 처벌을 받게 되어 있다”며, “전광훈 목사는 서류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제출할 수 없었다”고 신원조회증명서 첨부의 부당함을 알렸다.

대신 전 목사측은 경찰관이 준 정보보호법에 의한 신원증명서 제출금지에 관한 설명서와 경고문을 선관위에 제출했다. 전목사의 주장대로라면, 오히려 신원조회증명서를 낸 두 후보가 현행법을 어긴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따라서 선관위가 지난 3일 정관에도 없을 뿐 아니라 대표회장 후보자들을 범법자로 만들 위험요소가 큰 신원조회증명서를 첨부할 것을 결의한 것 역시 타당성을 잃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교단추천서와 관련, 한기총의 정관에 따르면, “교단장이나. 단체장은 의무와 책임에 있어서 똑같이 주어진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선관위는 한기총 가입단체인 청교도영성훈련원 대표인 전광훈 목사의 후보등록에 대해서 무거운 잣대를 들이 됐다. 전목사가 받아온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측의 추천서와 회의록의 경우, 대신측이 한기총에 가입한 교단이 아니라도, 후보가 해당교단에 소속되어 있다는 사실과 이단 등의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 판단하기 위한 증빙서류에 불과한 것인데, 선관위가 왜 이 같은 조치를 내렸는지에 총대 대부분은 의아해 하고 있다.

이제부터 한기총 제24대 대표회장 선거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는 한 다툼만 남겨놓고 있다. 이미 전 목사는 제24대 대표회장선거와 관련, ‘선거업무중지가처분’ 등을 법원에 냈다. 여기에다 전 목사가 후보로 받아드릴 때까지 법적인 문제, 손해배상 등의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법적 다툼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김노아 목사의 단독후보라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을 비롯한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서 과거 이단성의 문제를 다시 수면위로 들고 나와 한기총 제24대 대표회장 선거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제24대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는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선관위의 무리한 결정은 결국 보수적인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한기총의 위상과 정체성에 큰 손상을 입혔다. 이제 한기총이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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