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명 환 목사

교회의 재정구조는 크게 교회내의 직접경비와 교회 밖의 간접경비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교회내 직접경비는 교역자 급여를 비롯하여 목회비, 예배비, 교육비, 건축비 등을 말하고, 교회 밖의 경비는 해외선교비를 비롯하여 상회비, 사회봉사비 등을 말한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교회 밖의 간접경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원활할 때 한국교회는 잃어버린 사회적 공신력을 회복할 수 있다. 대부분의 교회들은 소외된 사람들과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기 위하여 예산의 일부를 사회로 환원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액수는 한 자리 숫자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교단과 교회는 직장에서 쫓겨난 실직자들을 위한 쉼터를 비롯한 요양원, 사회복지관, 무료급식소,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한 쉼터, 미혼모보호소, 노동자의 집 등을 운영, 교회재정의 투명성을 담보하고 있다. 이러한 교회 밖의 재정은 교회의 사회적 공신력을 회복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예산의 대부분을 교회 내에 매몰시켜 사회와 담을 쌓고, 교회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지원하는 일도 교인들에게 한정되어 있으며, 넘치는 예산은 교회재산을 증식시키는데 투자하고 있다.

과거 한국교회가 선교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도시교회나, 농촌교회 모두가 지역사회의 가난한사람들을 향해 재정의 일정부분을 환원했기 때문이다. 일본제국주의 아래서는 교회마다 야학을 열어 무지한 백성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었고, 의료봉사를 통해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삶에 대한 용기를 주었다. 이러한 복지사업을 통해 교회재정의 투명성을 담보해 냈다.

오늘 일부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은 사회봉사에 대해서 인색하면서, 자신의 명예와 품위유지를 위해서는 하나님의 헌금을 사정없이 사용하고 있다. 일부 목회자들이 호텔 등의 모임을 갖고 있는 사이, 농어촌의 작은 교회와 도시의 미자립 교회 목회자들은 씁쓸한 미소를 띠운다는 사실에 부자교회들은 주목해야 한다. 목회자들의 잦은 호텔모임과 해외여행은 한국교회의 공공성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다가 주었다. 이것은 하나님의 헌금이 투명하게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의 일부목회자들이 호텔모임과 해외여행을 강행하는 것은, 호화로운 모임과 교회의 사이즈로 목회자들을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인들의 이 같은 의식이 변화되지 않는 한, 교회 재정에 대한 투명성을 담보해 내기 힘들다. 한마디로 교인들이 낸 하나님의 헌금을 호화로운 교회당 건축과 개인의 명예를 위해서 사용하도록 부채질을 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성서의 신명기법전을 비롯한 계약법전, 성법전은 가난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법전이다. 예수님도 가난하고, 소외되고, 병든자, 불구자 등 보잘 것 없는 사람들 속에 오셔서 이들과 함께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였다. 이들이 있는 곳에 예수님이 계셨으며, 이들의 삶의 현장이 예수님의 삶의 현장이었다. 이러한 성서의 관점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성서는 교인들이 낸 하나님의 헌금이 어디에 사용해야 옳은 지에 대해서 분명하게 교육하고 있다.

인천 갈릴리교회 담임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