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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은 지나가는 절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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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7  15: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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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은 인류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세상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신 주님의 구원의 은혜를 묵상하는 기간이다. 올해는 2월 14일 재의 수요일부터 주일을 뺀 3월 31일(토)까지이다. 사순절 기간동안 성도들은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고난받으심을 기억하며 기도와 절제, 선행으로 신앙의 성숙을 도모하는 절기이다.

사순절은 한국교회 뿐 아니라 전 세계 기독교회들이 주님의 부활절을 기다리며 지켜왔다. 이 기간에 성도들이 기도에 전념하고 때로 금식을 하며 자기 성찰의 기간을 갖는 것은 나를 위해 예수님이 금식하시며 고난을 당하셨고, 나를 대신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으며, 부활하사 나를 죽음에서 살리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순절은 내가 금식하고 내가 절제하는 절기가 아니라 나를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당신의 생명을 포기하신 예수님의 절기로 지켜야 하는 것이다.

지금 한반도의 평화는 북핵으로 인해 지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고위급 회담이 개최되고 남북 단일팀 구성과 북한 공연단, 응원단이 방남하는 등 어느 때보다 군사적 긴장 상태가 완화된 듯 보이나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올림픽 이후의 남북 화해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경우 한반도의 전쟁 위기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날로 고조되고 있는 남남갈등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순실 국정 농단의 전모가 드러나면서 현직 대통령을 탄핵으로 끌어내린 촛불혁명의 기반위에 탄생한 현 정부가 적폐청산을 목표로 이전 박 이 전 정부의 비리커넥션을 발본색원하면서 보수 진보간의 갈등이 더욱 첨예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사회적으로는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 실상 고발 이후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의 커다란 파장을 던지고 있다. 서 검사의 고발 이후 최영미 시인이 한 저명 원로 시인의 상습적인 성추행과 성폭행 사실을 폭로하면서,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운동’은 문단과 대학강단, 연극 영화계에 이어 가톨릭 사제의 과거 성폭행 사실로 비화되는 등 종교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때에 사순절을 맞는 우리 모두는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면서 개인 뿐 아니라 사회 공동체적 아픔과 민족사적 갈등에 대해서도 보다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남의 눈의 티는 보면서 내 눈에 들보를 보지 못한 어리석음을 뉘우치고, 남에게 저지른 작은 허물이라도 주님 앞에 회개하면서 동시에 피해를 끼친 당사자 앞에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용기를 가질 때 비로소 주님의 고난에 동참할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그리함으로 나를 비우는 기도와 절제, 금식과 선행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기도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묵상하고 깨닫는 사순절이 되어야 한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가난한’ 마음을 들여다보며 소비 지향적이었던 자신의 삶을 회개하고 말씀에 근거한 검소한 생활습관으로 바꿔가는 연단의 시기로 삼아야 하겠다.

그리스도인이 주님의 고난에 동참한다는 것은 수치가 아니라 은혜이다. 십자가 앞에서 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의 은혜를 우리가 어떻게 새롭게 하였는지를 깊이 깨달음으로 새로운 삶으로 결단을 이루는 사순절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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