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우리 사회의 근간은 가정이다. 이런 가정이 파괴되고 있다. 이혼율이 갈수록 증가하고, 청소년들의 이탈도 갈수록 늘어나고, 청소년 비행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다. 부모와 자식 간에 서로 죽이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오늘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부모에 대한 공경과 효도는 찾아보기 힘들고, 자녀를 소유물로 인식해 학대하는 부모도 한둘이 아니다. 그 만틈 우리의 가정윤리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사회범죄도 엽기적이다 못해 입을 담을 수가 없을 정도다. 가정은 사회의 근본이며, 기초이다. 가정의 파괴는 곧 사회의 파괴로 이어진다. 따라서 사회의 타락을 탓하기 전에 우리의 가정을 먼저 바로잡고, 질서를 세워야 한다. 예레미아 선지자는 “땅은 공허하고, 혼미하다”고 했다. 이 말은 무너지고 있는 가정과 사회를 향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면 가장 먼저 가정이라는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게 된다. 인생의 가치관과 인간으로서 모든 도리와 윤리를 배우게 된다. 인격은 가정의 환경에 의해 형성된다. 그러므로 그 사회의 건강지수는 가정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오늘 한국교회는 파괴되어 가정을 보면서, 방관자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았는가. 아니 이를 즐기는 가해자가 아니었는지 사순절을 맞은 그리스도인들은 조용히 묵상하며, 회개해야 한다.

최근 목회자들이 가정목회를 중요시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사회적인 현상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정목회가 건전한 가정공동체를 유지시키고 보호하는데 있지 않고 단순히 교회성장을 목적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교회의 목회가 너무 실리적인 이득만을 따지고 있다는 증거다. 당장 눈앞의 성과만을 기대하는 성급한 마음 때문에 가정목회를 교회성장의 수단을 삼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가정의 복음화를 강조해도, 그 본질적인 가치를 도외시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래서 이론만 있고 실천이 없는 가정목회가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적되고 있는 바와 같이 노인을 위한 복지선교는 물론 버려진 우리 아이들을 돌볼 복지시설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한때 우리나라 복지사업의 절대 다수를 차지했던 교회가 교회성장과 개교회 이기주의에만 함몰돼 파괴되는 가정을 구원하지 못했다. 이런 현실을 보면서 교회의 존재가치에 대한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이라도 한국교회는 교회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회가 그 사회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교회건물을 확장하는 것보다 복지시설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개신교보다 신자 수나 교회 수가 훨씬 더 적은 가톨릭교회가 사회적인 관점에서 볼 때 개신교 교회보다 더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 원인은 바로 복지사업에서 찾을 수 있다.

오랜 유교의 전통에 젖어 있던 우리 민족에게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고, 남녀평등사상이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도, 선교초기 병원과 학교 등의 복지사업에 주력하고, 새로운 나라를 갈망했던 이 땅의 보잘 것 없는 사람들과 함께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인 결과이다. 이런 전통을 이어 받기는커녕 되레 무시하고 교회건물 짓기에만 관심을 쏟았다. 앞으로 민족의 복음화의 길은 험난하고 멀기만 할 것이다.

지금 우리 가정은 교회의 무관심 속에 파괴되어 가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할 때가 왔다. 사회의 타락현상을 보면서 말로만 비판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건전한 사회를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선교적 과제를 다시 상기해야 한다. 그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예수님의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여야 한다.

굿-패밀리 대표/ 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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