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 용 화 목사

세계인의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은혜롭게 끝이 났다.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남북한의 위기를 평화로 전환시킨 평화올림픽의 대성공을 다시 한 번 축하한다. 특히 4년 동안 피땀 흘린 노력의 결실로 국민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선사한 대한민국 모든 선수들과 감독,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

선수들은 4년의 세월동안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보통 사람들처럼 마음껏 먹고, 자고, 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무딘 철을 강철로 연단하듯이 기량을 갈고 또 간다. 그렇게 인내와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각국의 대표로 나온 선수들과 실력을 겨룬다. 이들이 4년 동안 고난의 행군을 한 것을 생각하니 이들이 따낸 메달이 더욱 값지다.

작금은 사순절의 마지막 주간인 고난주간이다. 예수의 고난을 상기해 절제된 생활을 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마치 올림픽을 앞둔 선수들이 철저하게 인내하고 버텨내듯이, 크리스천이라면 세속적인 욕망의 유혹에 인내하고 견뎌내야 하는 시기다. 주님이 십자가에 달리시고, 피 흘리신 고통을 깊이 묵상할 때이기도 하다. 크리스천들은 이 시기에 영적 성숙은 물론, 이 땅에 소외된 이웃을 위해 온전한 사랑을 전해야 한다.

간혹 성도들이 사순절 기간 동안 절제된 생활만을 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지만, 한 단계 더 나아가 이 땅에 소외된 이웃과 함께 동행 하는 모습까지 보여야 한다. 그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가 걸었던 고난의 길을 따라 걷는 것이다. 작금의 크리스천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당장 실천으로 옮겨야할 자세이기도 하다.

고난주간이라고 해서 교회 내부적으로 새벽기도와 수요기도, 철야기도 등 ‘고난’의 정의만을 내세운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회 울타리를 벗어나 다문화 가정을 비롯해 탈북자, 외국인노동자, 미혼모, 장애인, 가난한자, 굶주린자, 병든자 등 이 땅의 소외된 모든 이웃들의 고난행군에 동참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무릎 꿇고 뜨겁게 기도해야 한다.

간단한 예로 교회마다 성도마다 고난주간 동안 한 끼 금식 운동을 전개해 국내외 빈곤가정을 후원하는 일을 필두로, 장기기증 생명사랑나눔을 통해 질병에 고통 받는 이웃들의 아픔을 달래고, 지역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게 비추는 등의 사역을 전개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말씀과 기도에 소홀히 하라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 말씀을 좀 더 알기 위한 성경읽기와 묵상과 기도 생활에 더욱 매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를 통해 세속적인 삶 속에서 잃어버린 영성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평화무드가 조성된 한반도를 위해서도 뜨겁게 기도하고, 무자비한 압박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북한 동포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인도적 지원과 기도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남과 북이 하나님만을 쫓아 한민족으로 거듭나기 위한 소망을 담아 기도해야 한다. 또 그들이 더 이상 굶주리고 고통에 떨지 않도록 정부와 관계없이 한국교회가 아낌 없는 나눔과 섬김의 사역을 지속해야 한다.

고난주간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세속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기독교의 본질을 잃어버린 과오를 회개하고, 철저히 절제와 인내 속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서 섬김의 본을 보이는 모습을 보이길 간절히 소망한다. 천안성문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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