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일본군 성노예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가 여성의 날인 지난 8일 하이 서울유스호텔에서 열려, 가해자인 일본은 피해 당사자들이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일본군에게 끌려간 위안부 할머니들은 강간과 폭행을 당하는 등 원치 않는 일을 해야만 했다. 일본정부는 이같은 만행을 사실로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헌데 일본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지 70년이 지났음에도,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과 한 번 안했다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은폐시키기 위해서 종전을 앞두고, 많은 할머니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지 않았는가. 역사는 말하고 있다.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위안부 할머니들은 동남아시아, 태평양 어느 섬에서 숨죽이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도 가해자인 일본정부는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피해 사실과 강제동원을 은폐시키며, 역사를 왜곡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잘못된 우리정부와 합의를 내세우며, 이를 지키라고 생떼를 쓴다. 우리정부는 국민이 이해하지 못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이 받아들이지 않는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양 정부의 합의를 받아드릴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그럼에도 패권주의와 군국주의 부활을 획책하는 일본정부는 양 정부의 합의를 지키라고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역사를 직시하지 못하는 일본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는데 이의가 없다. 오늘도 귀향지 못하고 동남아시아와 중국, 태평양 어느 섬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대한민국의 딸들이 있다는 사실에, 일본의 행동은 한국인 아니, 일본군에 끌려가 강간과 폭행을 당한 아시아의 여성들은 분노한다.

아시아연대회의는 아시아 각국의 피해자와 활동가들이 1992년 서울에서 처음으로 모여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행동을 결의하고, 국제사회를 향한 요구를 발표해 왔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동티모르, 대만, 일본, 미국, 뉴질랜드, 독일 등 생존자와 활동가들이 참가해 일본군의 만행을 규탄했다.

인도네시아의 자헤랑(87) 할머니는 12세의 나이에 일본군에 끌려가 강제노동을 하고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그는 “나를 동물 취급했던 모든 행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을 묻고 싶다. 제대로 된 사죄와 배상을 원한다”고 밝혔다.

길원옥(90) 할머니는 자신이 평소에 즐겨 부르던 노래 ‘남원의 봄 사건’을 열창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길 할머니는 지난해 생애 첫 음반 ‘길원옥의 평화’를 발표했다. 중국의 첸리안춘(92) 할머니는 “어린 나이에 낮에는 허드렛일을 하고, 밤에는 매일 10명이 넘는 군인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눈물을 훔쳤다.
중국 하이난 성의 작은 마을에 살던 그는 14세의 나이에 일본군에 납치됐다. 그는 “일본군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난 뒤 아들을 낳았다”며, “마을 사람들은 내 아들을 일본군 자식이라고 손가락질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일본 정부는 피해자에게 반드시 사죄, 배상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을 겪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인도네시아의 누라이니(88) 할머니는 “초경도 시작하지 않은 13살 나이에 일본군에 끌려가 성 노예 생활을 했다”며 “일본이 패망한 뒤 마을로 돌아왔지만 아버지조차도 부끄럽다며 한탄하셨다”며 울먹였다. 이어 “일본군이 우리에게 한 짓에 대해서 사죄받고 싶다. 나를 짐승처럼 취급했던 일본의 사죄를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은 피해당사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했을 때 비로소 그 첫발을 내디딜 수 있다. 아시아연대회의는 다시 한번 일본 정부에 성의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가해자인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고, 피해 당사자인가 받아드릴 수 있는 해결방법을 제시할 때,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굿-패밀리 대표/ 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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