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 종 문 목사

오늘 한국 개신교와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할 일은 너무도 자명하다. 맘몬과 바벨을 노래하는 한국교회는 우상신인 맘몬, 인신 제사를 강요하는 자본주의 물질만능에서의 몰록신으로부터 기독교를 해방시켜야 한다. 예수님은 “너희는 하나님과 맘몬을 같이 섬길 수 없다”고 했다.

금융자본주의라는 맘몬의 신, 인간을 죽이는 몰록의 신이 시장경제 질서라는 자신들의 먹이사슬 체제를 만들어 매년 수천만이 굶주리는 기아 난민을 만들어 내고 있다. 기독교가 맘몬의 우상숭배를 계속하는 한 하나님의 심판을 면할 수 없다. 이제 고난주간이 시작된다. 이웃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으로부터 부름을 받은 그리스도인들의 첫 번째 덕목이다.

또한 기독교는 부활의 계절, 생명의 계절에 야훼 하나님을 ‘전쟁의 신’에서 ‘사랑의 신’이라는 사실을 자신이 처한 곳에서 선포해야 한다. 중세기부터 서구에서 일어난 전쟁들은 대부분 기독교가 그 원인이었다. 사랑과 자비의 하나님을 전쟁과 약탈의 신으로 만든 것이 서구 기독교의 왜곡이다. 8세기 테롤 대제의 선교전쟁, 이슬람 무역상들과 베니스 상인들의 갈등을 등에 업고 일어난 11세기의 십자군전쟁,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지와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양대 대전 등 대부분의 전쟁은 기독교 국가들에 의해서 자행되었다.

제1세계 자본주의 국가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세계질서는 평화의 질서가 아니다. 약탈의 질서이다. 이들이 말하는 평화의 질서 뒤에는, 평화를 내세운 반목과 갈등의 연속되고 있다. 특히 이라크 전쟁은 기독교 세계와 아랍 세계를 분열시키는 결과를 가져다가 주었다.

또 세계평화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이웃종교를 인정해야 한다. 특히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되어 있다. 여러 종교가 상존하는 종교다원사회이다. 이웃종교에 대해서 한국기독교는 매우 배타적이며, 적대적인 자세를 취해 왔다. 특히 개신교 중에서도 근본주의적이고, 극우적인 교파들은 제국주의 선교론으로 무장하여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까지도 많은 시행착오를 일으키고 있다. 종교 간의 갈등은 종교전쟁이라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자.

한편 한국교회는 이데올로기의 경직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 개신교는 탈 이데올로기시대에 들어와서도, 계속해서 전투적인 선교이론을 가지고,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관념에 사로잡혀 반통일적인 모습을 견지하고 있다. 오늘 남북관계가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오늘 한국개신교가 감당해야 할 선교적 과제는 분명하다.

북한정권을 붕괴시키고 거기에 기독교를 이식하자는 19세기적 제국주의적 선교이론에서 벗어나 남북 분단의 극복과 민족의 화해를 위해서 일하는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분단의 현장에 교회를 세우고, 한민족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한국 개신교는 맘몬이냐, 하나님이냐, 바알이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결단하지 않으면 맘몬의 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서 심판을 받을 것이다. 이제 물신주의와 승리주의에서 벗어나 십자가에 못 박혀 죽임을 당한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자.

예장 통합피어선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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