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두 장로교단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두 교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가 그동안 대형교단이라는 자만의 프레임에 갇혀 남의 눈에 티는 보고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한 치부의 한 단면이 드러난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 이 두 교단은 자칭 타칭 ‘장자교단’이라 불리며 한국교회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비중이 막강해 이런 목불인견의 사태가 길어질수록 향후 한국교회의 위상에 심각한 민폐로 자리매김할 공산이 크다.

통합측의 한 대형교회에서 시작된 목회세습 문제는 총회 재판국이 세습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부노회장의 노회장 승계를 막은 노회 임원선거가 무효임을 판결하는 등 법적인 절차를 밟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화되기는커녕 더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해당 노회가 사후 수습보다는 감정싸움을 부채질하는 듯한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회 재판국은 총회 재판이 있은 얼마 후 당자자인 김수원 목사에 대해 ‘면직출교’라는 초강수 판결을 내렸다. 설령 김 목사가 세습 찬성측에서 보기에 따라서는 직권남용을 했다 치더라도 노회 재판국이 김 목사에게 면직출교 판결을 내린 것은 자충수나 다름없어 보인다. 목사에 대한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면직출교는 이단에 빠져 교회를 어지럽히고 회개하지 않는 한 함부로 내릴 수 없는 판결이다.

노회 재판국이 상식밖의 판결을 내린 것은 세습에 반대하며 눈에 가시같은 김 목사를 빼내는 수준을 넘어 상회인 총회마저 비이성적으로 겁박하려는 또 다른 의도마저 엿보인다. 만약 노회가 총회를 향해 이런 행동을 서슴없이 할 수 있다는 믿는 그 근원이 대형교회가 가진 막강한 힘에 있다고 한다면 앞으로 통합 총회는 대형교회 앞에서 종이호랑이 같은 무기력한 존재로 전락해야 하는 그런 상황들에 자주 직면하게 될 것이다.

노회의 이런 행동은 4월중에 목회세습에 총회의 판결 여하에 따라서는 더한 무력시위도 보여주겠다는 일종의 예고편 성격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형교회가 가진 그 막강하고 대단한 힘이 교단이라는 틀 안에서 무차별적으로 사용되려 할 때 그것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예장 합동측은 장기화하고 있는 총신대 학내 사태로 인해 이미 교단의 정체성은 물론 보수교단의 대표격인 리더십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대학 건물 일부를 점거하고 폐쇄하자 이에 맞서 총장측이 동원한 용역들이 학교 내에 난입해 시위중인 학생들과 밤새 대치하는 사태로 번지며 매일매일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교단은 교단대로, 이사회는 이사회대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자신들의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 그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 결국 그 피해는 학사일정 마비로 빚어질 학생들과 한국기독교의 위상 추락으로 고스란히 돌아가게 될 것이다.

총신대 사태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하지만 교단과 교단에 속한 대형교회, 신학교가 부조리하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로 인해 파생된 현 사태에 대해 누구도 확실한 해법을 제시하기 어렵다. 학생들은 총장 퇴진만이 학교와 교단이 살길이라고 주장하지만 총장이 퇴진한다고 모든 문제가 깨끗하게 해결될 거라고 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이 두 교단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를 두고 주말 연속극의 막장드라마 보다 더하다고 혀를 차는 사람들이 많다. 대교단이 연출하고 대형교회 목사가 단골 주연으로 등장하는 드라마에 빠져 한때 한국교회 전체가 울고 웃고 박수를 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저질 드라마에 식상해 TV채널을 돌리는 교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특히 전도 대상자인 불신자들은 아예 TV전원까지 꺼버린다는 것을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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