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종 목사.

대한민국이 ‘#MeToo’와 ‘#WithYou’ 운동 확산으로 시끌시끌하다. 차기 대권주자로 뽑혔던 유명 정치인을 비롯해 잘나가는 연예인 등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면면만 봐도 화려하다. 최근에는 학교 교사를 비롯해 일반 직장으로까지 불이 번져 우리 사회가 이만큼 어두웠었나 싶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우려했던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한국교회 안에서도 미투 운동이 들불처럼 타오르고 있다. 담임 목사가 여신도를 성폭행 및 추행한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가 봇물 터지듯 나왔으며, 안티기독교는 이러한 보도를 인용해 2차, 3차 퍼 나르며 한국교회의 음지를 드러내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누구한테 하소연해도 이미 늦은 일이다. 가뜩이나 한국교회를 향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데, 이번 일로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언론의 보도만 보면 한국교회가 마치 성폭력을 일으킨 온실의 산실인 마냥 보인다. 분명한 것은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와 달리, 한국교회가 싸잡아서 비판을 당하기에는 억울함이 있다. 누구보다 윤리적이며, 도덕적으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는 최선을 다해 왔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 부분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보도가 나온 데에는 몇몇 목회자들의 세속적인 욕망이 가져온 열매다. 누구보다 낮은 자의 자세로 섬겨야할 목회자가 개인의 인기와 유명세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인간의 욕망에 사로잡혀 성도들에게 몹쓸 짓을 하는 것이다. 교회의 가장 높은 곳에 군림하면서 피해자들의 입막음을 시켜 이러한 일들은 교회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했다. 혹은 담임목사를 맹종하는 성도들이 스스로 나서서 교회를 지키기 위해 피해자들을 오히려 가해자로 만드는 일까지 자행했다. 그렇게 담임목사의 영적이라는 미명아래 자행된 성폭력 사태가 곪아 질대로 곪아지다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터져 나온 것이다.

비단 교회 안에서 성폭력이 일어났다는 것을 침소봉대할 필요는 없다. 다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교회 내부적으로 투명한 모습이 아니라는 점이다. 교회는 내부적 단속이 어느 곳보다 엄격한 곳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성폭력 사태가 발생해도 쉽게 알려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는 성폭력 문제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한다. 교회 분쟁의 대표적 소재거리인 돈 문제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때문에 이번 기회에 교회의 내부적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 1인 지휘 체제가 아닌 수평적 구조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또 행정이나 회계에 있어서 투명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도록 탈바꿈해야 한다. 무엇보다 담임목사가 순종하는 성도들을 이용해 맹종시키려는 행위 자체를 그만둬야 한다. 오히려 담임목사는 성도들보다 낮은 자의 자세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양식 삼을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한 교회의 꼭대기에서 성도들을 마음껏 주무르겠다는 생각은 애당초 버려야 한다. 마찬가지로 성도들도 담임목사의 그릇된 행동을 영적이라는 미명아래 무조건 감싸주는 태도에서 탈피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교회 내 성폭력 재발방지를 위한 교회법 제정과 제도적 장치 마련도 절실하다. 더불어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림에 있어서 명예훼손 등 2차 피해를 받지 않도록 전담기구 설치 등도 머리를 감싸고 논의해야 한다. 두 번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신학교 때부터 목회자의 윤리의식 정립에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덧붙여 한국교회 안에서 남녀 차별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동등한 역할을 모색하고, “기회는 이 때다” 싶어서 생채기를 내려 덤벼드는 안티기독교의 술책에 당하지 않도록 한국교회 스스로 자정하려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

예장 호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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