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창훈 목사.

교회가 성장하고 세월이 흐르다보면 몇 년마다 일꾼을 세우는 임직식을 하게 된다. 권사, 안수집사, 장로의 직분자로 세울 때 목회자들을 불러 말씀을 전하게 하고 축사나 권면이나 격려사 등의 순서를 맡기는데 재미있는 것은 너무나 스타일이 다르고 변화무쌍하다는 것이다. 교회 예식에 대해서 신학교에서 조금은 언급하지만 실제를 가르치는 부분에 있어서는 많이 부족하다. 더 아쉬운 것은 노회에서 행사순서를 맡은 목회자들 또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주기에 부족한 점 때문이다.

후배 목회자들은 임직식이나 행사 때 보고 배우기 때문에 앞서 가고 있는 목회자들의 모습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순서를 맡은 목회자들이 잘 감당하려면 설교를 맡은 목회자는 설교시간이 25분을 넘기면 안 된다. 너무 길게 하면 전체 행사시간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설교 뒤에 있는 여러 순서들에게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말씀을 전할 때 행사의 주제에 맞는 설교를 반드시 해야 한다. 교회에서 어떤 기관이나 주제를 정하고 설교를 부탁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일 주일 낮 예배 설교를 가지고와서 그대로 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임직식 때 권면이나 축사나 격려사를 맡으면 꼭 명심하고 지켜야 될 일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성경을 펴지 말라는 것이다. 목회자가 성경을 많이 읽고 성경중심으로 설교하고 성도들을 가르쳐야 하지만 제발 행사 때 설교자 외는 성경을 펴지 말아야한다. 이유는 어쩔 수 없이 또 하나의 설교가 되기 때문이다. 훈련되지 않은 어설픈 목회자들이 순서를 맡으면 임직식 때 설교 아닌 설교를 10번 가까이 들어야 될 때도 있다.

둘째는 장로면 장로에 대하여 권사면 권사에 대하여 목사면 목사에 대하여 두세가지 혹은 서너 가지의 권면이나 축사나 격려사를 하되 늦어도 2분 안에 끝내야 한다. 필자가 목사안수를 받을 즈음에 어느 큰 노회 목사 안수식에 참석했는데 대형교회를 담임하시는 대선배 목사님이 축사를 하시는데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내가 속한 노회에서는 축사도 권면도 격려사도 대부분 설교였는데 당시 목사님이 검정가운을 입고 성경을 왼쪽에 끼고 나오셔서 첫째 둘째 셋째하고 축사를 하고 마치는 시간은 채 30초도 되지 않았다. 난생 처음 보는 최고의 장면이었다. 그때부터 오늘날까지 필자가 행사를 맡아서 강단에 서면 아무리 길어도 1분을 넘기지 않는다. 몇 가지를 미리 생각해두었다가 첫째 둘째 셋째하고 간결하게 전하면 얼마나 깔끔하고 좋은지 모른다.

셋째는 기분 좋은 축사와 권면과 격려사를 해야 한다. 설교자는 성경 본문말씀으로 제대로 가르치고 영적으로 바르게 세워야하지만 나머지 순서는 너무 부담스럽거나 마음 상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기쁨과 힘이 되도록 해야 한다. 임직식 때 축사나 권면이나 격려사를 잘하면 행사가 아름답고 은혜롭게 된다.
동아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