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연합(대표회장 이동석 목사)은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중지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핵실험장이 아닌 핵이 폐기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한기연은 23일 성명을 통해 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하는 것과 완전한 비핵화는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지적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첫 걸음으로 인정받으려면 곧 있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지금까지 개발한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완전히 폐기하겠다는 합의와 함께 실천적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북한이 만일 국제사회의 이목을 의식해 수명을 다한 핵실험장 하나 폐쇄하고, 마치 스스로 핵을 폐기한 것인 양 선전한다면 이는 모두가 우려하는 대로 완전한 핵보유국 지위 획득을 위한 위장전술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될 것”이라며, “북한이 과거처럼 또다시 핵폐기 시늉을 하면서 시간벌기에 들어간다면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7천5백만 겨레와 세계 인류를 기만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기연은 정부를 향해서도 북한의 약속이 국제사회가 수용할만한 가시적이고 실천적인 핵 폐기 이행이 아니라고 판단된다면 미련 없이 회담을 중단하고 일어서겠다는 굳은 각오와 결단으로 임해주기를 바랐다.

덧붙여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방안의 틀을 제대로 마련해야만 뒤이어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명심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기연은 또 북한의 비핵화 이행 못지않게 북한에 억류 중인 대한민국 국민의 자유 송환문제가 가장 시급한 의제로 다뤄지길 기대했다.

이에 “미국은 억류중인 자국민 송환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일본도 우리 정부에 일본인 납치문제를 다뤄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강제 구금 억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의 송환 문제를 정부가 의제에 포함시켰다는 그 어떤 소식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에는 김정욱 목사, 김국기 목사, 최춘길 선교사 등 10명 이상의 성직자와 선량한 국민이 강제 납치, 감금되어 있다”며, “북한 당국은 헐벗고 굶주린 북한동포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돕던 이들 성직자와 선교사에게 간첩혐의를 씌워 불법적으로 억류하고 있으니 이는 민주국가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반인륜적이고 반인권적인 처사”라고 토로했다.

끝으로 한기연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국민의 안전과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인권 국가의 위상을 온 국민과 세계 앞에 당당히 보여주기를 간곡히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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