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 종 문 목사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이다. 새로운 세상, 새로운 시대를 갈망해온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에 대해 남북한의 적대적인 관계를 조성해온 한국교회는 무엇이라고 말할까. 사실 한국교회의 보수적인 일부목회자와 교인들은 관념에 사로잡혀 대화의 문을 닫고 무조건으로 북한을 적으로 생각해 왔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은 한마디로 국민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한국교회가 우려했던 ‘전쟁이 없는 평화’, ‘완전한 비핵화’ 등의 내용이 담긴 판문점선언문도 채택했다. 전쟁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은 평화의 상징이 되었다. 또 “올해 안에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선언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또 비무장지대 안의 군사무기도 철수하고, 적대적의 상징이었던 대북방송, 대남방송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국민 모두는 벅찬 가슴을 억누르고,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에 대해서 희망을 갖는다. 일부 기독교 단체들도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기도했고, 환영하는 논평도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지금까지 개발한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완전히 폐기하겠다는 합의와 함께 실천적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과거 약속을 해놓고서도 이를 지키지 않는 북한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남한의 보수정부가 진정성 있게 북한과 대화를 시도했느냐고 묻고 싶다. 한국교회는 세습을 밥먹듯이 하면서, 북한의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세습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해 왔다.

이것은 아직도 한국교회의 일부 보수적인 목회자와 교인들이 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공산주의, 북한의 독재정권은 무조건 싫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분단의 현장에 교회를 세우려는 노력을 전혀 보여주지를 않았다. 예수님은 자신의 삶의 현장인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역사의 현장에서 보잘 것 없는 사람들과 함께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이셨다. 그 하나님의 나라는 정의와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그의 나라였다. 그의 의를 구하는 것이 예수님의 공생애였다.

평화의 무드가 조성되고 있는데도, 일부 한국교회의 목회자와 교인들은 남북정상회담을 ‘평화를 위장한 쇼’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문제인 정부와 김정은 위원장을 비난하는 글들을 SNS를 통해 퍼 나르기에 바쁘다. 한마디로 한국교회가 국민들의 의식을 따라잡지를 못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한국교회는 항상 국민들의 변방에 머물러 있다. 구약성서는 새로운 나라를 갈망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해방하여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서 정의와 평화로운 새로운 나라를 수립한다는 것을 주제로 삼고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의 무드가 조성된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과거 한반도를 무대로 전쟁을 일으키고, 식민지로 삼았던 일본을 비롯한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을 비롯한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환영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불가침이 약속되면 왜 핵을 갖고 어렵게 살겠냐”고 말했다. 한반도의 비핵화는 분명하게 실행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반도에 춘풍이 불어 왔다. 한민족이 갈망했던 새로운 나라, 새로운 세상이 한반도에서 열리고 있다.

예장 통합피어선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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