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춘풍이 불어오고 있다.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정상회담을 지난 27일 판문점에서 갖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그리고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에 대해 이산가족뿐만 아니라 국민 87%는 환영했다. 유독 한국보수적인 기독교 단체와 정당만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한국보수적인 기독교단체들은 “공산주의는 무조건 싫다”는 관념에 사로잡혀 국민의 눈높이를 따라잡지를 못하고 있다.

양 정상은 “냉전의 산물인 오랜 분단과 대결을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과감하게 열어나가며, 남북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이 같은 의지는 남과 북의 민족이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것이었으며, 남북한 민족이 함께 사는 길은 전쟁과 분단, 대결이 아니라,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라는 일깨워 주는 선언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그럼에도 보수적인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은, 교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남북정상회담을 비난하기에 바쁘다. 교회 지도자들이 교인들과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게 SNS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비난하는 글과 가짜뉴스들을 퍼 나르기에 바쁘다. 다르게 말하면 문재인 정부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분단의 중심에 있었던 한국교회가 분단의 현장으로 들어가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통일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 것인가(?)에 대해서 응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삶의 현장에서 가난하고, 병들고, 노동자, 농민, 어부, 창녀, 세리 등 보잘 것 없는 사람들과 함께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였다. 그렇다면 한민족에게 있어서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곳은 분단의 현장이 아닌가.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분열과 갈등, 그리고 관념에서 벗어나 민족의 염원이며, 소원인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봉사해야 한다. 세계분단의 중심에 있었던 세계교회는 하나의 세계를 위해 봉사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분단의 현장에 교회를 세워야 한다. 그리고 남북한민족 이산의 아픔을 치유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남북 정상은 남과 북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며, 남북 적십자회담을 개최하여 이산가족·친척상봉을 비롯한 제반 문제들을 협의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이것은 교회에 맡겨진 예수님의 치유의 역동적인 기능이며, 더는 미루어서는 안 된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주변국의 정상들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판문점선언’을 환영했다.

그런데 유독 한국교회만이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과거 한국교회는 로마서 13장 1-7절의 성경구절을 악용, “권력도 하나님으로부터 왔다”며, 불의한 권력의 주변을 맴돌고, 복종하며, 온갖 혜택을 누리지 않았는가. 이 성경구절은 일본 식민지 아래서 선교사들 철저하게 정교분리정책으로 악용, 한민족의 민족의식을 봉쇄하지 않았는가. 한마디로 보수적인 한국교회는 이 성경구절에 의거해서 안심하고, 권력을 비호하며, 비판하는 교회지도자들에 대해서 ‘정치목사’로 매도해 버렸다. 아이러니 하게도 보수적인 한국교회의 목사들이 오늘날에 와서는 ‘정치목사’가 되어 버렸다.

박정희 정부 당시 남북한이 합의한 7.4공동성명은 통일은 자주적으로 해결, 무력행사에 의거하지 않고 평화적 방법으로 실현, 사상과 이념,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로 되어 있다. 평화적인 민족통일은 이웃나라의 힘에 의해서 조건 없이 가져다가 주는 것이 아니다. 한국교회가 그렇게도 찬양하는 박정희 정부마저도, 민족통일을 외세에 의존하지 않고 한민족에 의해서 자주적으로 실현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번 판문점 선언에서도 한반도의 비핵화, 민족적 화해와 평화 그리고 번영의 실현을 선언하지 않았는가.

이제 교회는 분열과 갈등의 관계를 청산하고, 한민족의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역사의 현장에 교회를 세워야 한다.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넘어 기아와 전쟁으로 얼룩진 세계평화에 어떻게 봉사할 것인가에 대해서 범교회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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