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병 환 FC

가전제품, 음식은 물론 도로 등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것은 보험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반려동물만은 보험 시장에서 소외되어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21.8%인 1,000만 명입니다.

5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펫보험 계약 건수는 총 2,638건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등록 반려동물 수 107만 마리 중 가입률은 0.24%, 등록되지 않은 수까지 고려하면 펫보험 가입률은 0.02%로 거의 모든 반려동물이 보험에 가입되어있지 않습니다. 영국, 독일, 미국의 펫보험 가입률이 각각 20%, 15%, 10%에 이르는 것에 비해 매우 저조합니다.

이처럼 국내 펫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이유는 해당 보험의 보장범위와 가입대상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펫보험은 삼성화재의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 현대해상의 ‘하이펫 애견보험’, 롯데손해보험의 ‘롯데 마이펫보험’ 등 3가지입니다. 이중 롯데손보만 고양이도 가입 가능하며, 나머지 두 곳은 강아지만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들 보험의 약관을 살펴보면 반려견들이 잘 걸리는 심장사상충을 포함해 예방접종이 필요한 질병, 임신, 출산, 중성화 수술, 선천적 질병, 치과 치료, 슬개골 탈구 등 동물병원을 찾게 되는 대부분의 질병은 보험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또 보험 신규가입 가능 대상도 ‘최대 7세 이하’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갱신 시 또한 최대 11세 까지로 한정되어 있어 보험이 필요한 노령견 시기에는 보장받기 힘듭니다.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동물병원의 수가제가 통일되지 않아 손해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물병원 진료비가 천차만별이라 섣불리 보장범위를 넓혔다가는 손해 볼 위험이 크다”며, “동물 진료비를 표준화하는 등의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펫보험 활성화는 힘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2008년 국내에서 본격 등장한 펫보험이 2010년 무렵 대부분 판매를 중단한 이유도 받은 보험료 대비 나간 보험금이 커 수익이 나지 않아서입니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정부가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진료제 도입과 반려동물 등록제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약속하며 보험 상품 개발을 장려하자 보험업계가 이에 화답한 것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반려동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소비자 진료비 부담 완화 방안 정책연구용역’을 발주해 한국수의임상포럼(KBVP)에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국회에서도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동물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월령 2개월 이상인 반려동물의 내장형 무선전자개체 식별장치 주입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에 화답해 보험개발원은 펫보험 요율 산출을 위해 올해 9월까지 국내 동물병원의 의료수가, 주요 반려동물 진료 유형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한 후 펫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초통계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이는 일본이 지난 2009년 동물병원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펫보험 시장을 6,000억 원대로 키운 것을 벤치마크한 것입니다.

현재 6억 원에 불과한 펫보험 시장은 활성화하면 6,0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이라 평가됩니다. 보험업계의 마지막 블루오션이라 불리는 펫보험, 이제 모두가 주목해야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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