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신대학교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학교 운영 구조의 문제와 총장을 둘러싼 학내 구성원 갈등 문제, 종합대학으로서의 특성화 부족으로 인한 문제 등 총체적 난국에 처한 한신대학교가 한신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주최, 한신대학교개혁발전특별위원회 주관으로 신학교육을 중심으로 한 한신대학교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11일 서울 강서구 발음교회(담임 권오류 목사)에서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특위위원장 서재일 목사의 개회사와 진광섭 목사의 개회기도로 문을 열고, 이훈삼 목사(공청회 준비위원장)의 사회로 학교와 특위 대표자들의 발제와 교단과 학생 등 패널 발표로 진행됐다.

특위 대표자로 첫 번째 발표에 나선 최형규 목사와 이성진 목사는 한신종합화 이후 신학교육 관련 총회 문제제기 및 결의사항을 정리하고, 종합대학 38주년을 맞이하는 현 한신대학교의 현실적 문제를 다뤘다. 또 신학교육 문제의 중장기적 해결방안 모색에서 견지해야 할 검증된 중심원칙을 설명하고, 안정적인 목사후보생 양성과 신학교육의 질적 담보를 위한 세부적인 대안들을 제시했다.

이들은 교수들과 학부, 신대원 재학생, 교단 목회자 등이 제기한 학문공동체성 붕괴와 노회, 총회와의 연계성, 행정력 부재, 낙후된 기숙사, 신학 교육의 장이 두 곳으로 나뉘어 발생한 문제, 총장의 대학리더십 부족 등을 현실적 문제로 보고, 신학교육 문제의 중장기적 해결방안 모색에서 견지해야할 검증된 중심원칙에 대해 “목회자 양성과 이를 위한 신학교육의 안정적 교류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신학교육에 대한 독립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야 한다”면서, “법적, 행정적, 재정적 능력이 뒷받침되는 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한신대학교의 설립과 종합화의 목적을 지속적으로 실현시켜 나가기 위해 교단 총회와 한신대학교 간 긴밀히 연계해 목후생 양성과 신학교육을 위한 정책과 발전방안을 연구하고 학교에 제시, 반영할 수 있는 ‘총회내 상설 정책연구조직이 필요’하다”며, “103회 총회를 앞두고 학교발전을 위해 반드시 결의해야 할 가시적인 목표가 있다면 바로 이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1980년 종합화 이후 처음으로 신학교육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을 때에도, 1995년 재차 신학교육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을 때도 그 현상적인 문제는 신학교육의 장 일원화 문제로 표출됐다”며, “이제 다시 이러한 체제 개편을 시도할 때는 신학교육의 질적 안정적 보장이라는 목표구현을 분명히 하고, 환원이 불필요한 체제로, 개편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목사후보생 양성’이라는 목표를 중심으로 신학교육을 시행하고 지원한다는 원칙을 세워서 체제를 개편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신대원 교수를 대표해 발표에 나선 김주한 교수(한신대 신대원장, 교회사학)는 교단적인 차원에서 한신대학교 정체성을 확인하고 한신 신학교육의 현주소를 냉철하게 살펴보며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일이 앞으로 한신대학교 운영 및 발전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판단했다.

김 교수는 “현재 한신대학교 신학교육의 과제들 가운데 중요한 것은 종합대학의 틀 속에서 신학교육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어떻게 강화시켜 나갈 수 있는 가”라며, “앞으로 교단과 협력해 한신대학교 종합화 38년의 진단 및 평가가 필요하다. 종합화 이전과 이후의 신학교육의 문제점들을 세심하게 검토하고 연구하는 위원회 구성이 필요하고, 이를 토대로 교단과 한신대학교의 운영과 방향성에 관한 심도 있는 소통과 지원 방안들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학교수단은 무엇보다 목사후보생들의 사명감 고취와 열정을 북돋아주고 목회준비를 위한 현실감각을 높이는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며, “신학교수단은 신학부와 신학대학원의 신학교육 과정을 기초교육과 전공심화 과정으로 보다 전문화시켜 한신 전통의 아카데미즘과 경건교육을 더욱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 한신대학교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 발표자들.

교단 목회자를 대표해 나선 노일경 목사(광주한빛교회)는 종합화 취지에 따라 한신대학이 기독교적 가치를 폭넓게 실현하는 교육의 장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그 여부를 떠나 교단의 입장에서는 집중력 있는 교단 목회자 양성이나 교단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노 목사는 또 현행 구조와 별도로 교단신학의 특수성과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준비하고, 교세의 감소에 따른 변화와 위기를 진단해 대안을 찾는 신학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단 내 신학, 목회자 교육 인프라를 재구성하고, 교단 내 신학생들에 대한 최대 수혜제도 방안 마련 필요성도 언급했다.

노 목사는 “한신대 발전방안은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추구되어야할 문제”라면서, “총회와 대학이 서로 문제를 제기하고 풀어갈 수 있는 상시적 논의구조가 필요하고, 그 논의를 통한 제안들을 시도하고 실현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한다. 총회 상설기구와 대학과의 소통구조가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신학대학원 학생 대표로 발표에 나선 김하나 전도사는 학생이 체감하는 한신의 교육과 총회의 목사후보생 훈련과정은 시대의 물음에 답하지 못하는 과거의 영광을 되풀이 하는 반복학습이라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학교와 총회, 학생들이 한신의 핵심 가치와 비전을 기억하고, 서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닌 적극적인 협력과 연대로 통전적이고 일치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도사는 또 지금 한신은 기장과 한신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과 교수들이 터부시되고, 한신의 정체성과 방향을 모르고 입학했던 학생들은 혼란을 겪는 이중적 고통을 안고 있음을 지적하고, 학교와 총회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해 해결방안을 마련해 주기를 요구했다.

김 전도사는 “학생들의 2-3년은 교수님들과 목사님들의 2-3년과는 체감의 차이가 크다”면서, “한 번 밖에 없는 교육의 기회이며, 앞으로의 목회를 그려나가는 밑바탕을 작업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을 어떻게 훈련 받느냐에 따라 목회의 그림이 달라질 수 있기에 학생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학교 당국과 총회에서 적극적으로 응답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학부 학생을 대표해 나선 이신효 학생도 “신학교육은 제도의 개편으로서만이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교단과 학교, 교수, 목회자, 학생의 모든 주체가 함께 고민하는 것이 옳다”면서, “민주적이고 학문적인 신학대학을 위해 학생회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더 나은 제도나 교과과정이 효과적으로 실행되도록 하기 위해 자발적인 학문탐구와 민주적인 자치규정 확립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며, 선배 목사들의 지속적인 기도와 협조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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