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인 찬 목사

얀 후스(Jan Hus. 1372~1415.7.6. 체코)는 모든 권위 즉 진리의 유일무이한 원천은 성경이라고 외쳤다. “하나님의 말씀 성경은 사람으로 하여금 진리를 깨닫게 한다. 사람이 성경을 통해 진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순종하려는 의지가 생겨나 이것이 행위와 삶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후스는 성경이 교황의 권위보다 단연 우위에 있으며, 진리에 순종하는 삶을 강조하고, 성경 읽기를 강권했다. 하지만 당시 성경은 라틴어로만 되어 있어 일반 신도들이 읽을 수도 없고, 이해는 아예 불가능했다. 읽을 수 없는 라틴어 성경조차도 소지(所持)하지 못하게 하여 말씀을 알 수도 없고, 알지 못하게 하므로 말씀에 순종할 수는 더더욱 없었다.

후스는 성경을 체코어로 번역하여 신자들에게 나눠주고, “성경으로 돌아가자. 예수께로 돌아가자”고 외쳤다. 또 성찬예식에서 신도에게 빵(영성체)과 포도주를 함께 나누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가톨릭은 성체성사(Eucharist-기독교의 성찬예식)에서 빵(밀떡)만 나누고, 포도주는 사제가 마신다.

이런 후스의 주장과 행동은 교황의 절대권위에 도전하는 것이었기에 교황 알렉산더 5세는 후스에게 그 동안의 주장들을 철회하도록 명령했고, 후임 교황인 요하네스 23세는 1411년에 후스를 파문(破門)하였다. 후스는 1414년 12월 6일 도미니카 수도원 지하 감옥에 갇히고, 1415년 7월 6일 콘스탄틴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이단으로 정죄되고, 화형을 선고받았다.

후스는 화형장으로 끌려가며 교황을 향하여 외쳤다. “너희는 지금 거위(후스) 불태워 죽이지만 100년이 지나지 않아 백조가 나타날 것이다.” “거위”의 체코어가 “후스”다. 얀 후스가 순교당한 후 100여년이 지난 1517년 마틴 루터에 의하여 종교개혁이 시작 되었기에 루터를 백조라고 부르는 이유다.

중세 14세기 때 흑사병(黑死病, plague)으로 유럽인구 반이 죽었다. 그 당시에는 그것을 전염병으로 여기지 않고, 죄로 인한 병으로만 생각했다. 그때 가톨릭의 면죄부(면벌부)가 등장했다. 사실 면죄부의 등장은 이보다 3~2세기 전인 십자군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황은 십자군 전쟁에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죄가 되지 않기 위하여 면죄부를 사면 이미 지은 죄까지 사해진다고 했다. 중세에는 돈을 벌어 우선할 일이 면죄부 사는 일이었다.

종교개혁 후 역사가들은 로마가톨릭을 구교라 하고, 기독교를 신교라고 불렀다. 그러나 유대교와 기독교가 서로 다른 종교이듯이 가톨릭과 기독교는 신앙도 신학도 경전도 다른 타종교(他宗敎)이다. 기독교와 가톨릭은 계시가 다르다. 기독교는 계시로서 오직 성경의 권위만 믿는다. 가톨릭은 성경 외에 교회의 전통을 성경의 권위와 동일선상에 놓거나 전통이 성경보다 앞선다. 성경과 함께 교회의 전통이 신자의 삶과 신앙을 구속(救贖)할 수 있다고 믿는다. 기독교도 교회의 전통을 중시하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성경의 권위아래서만 가능하다.

기독교와 로마가톨릭은 경전이 다르다. 기독교는 신구약전서 66권만이 성경이다. 가톨릭은 토비트, 유딧, 지혜서, 집회서, 바룩서, 마카베오 상하서 등 7권의 외경을 포함하여 73권이다. 그 책들은 하나님의 보편적 사랑이나 긍휼보다 유대민족주의와 인과응보 식 정의를 강조하여 오늘의 가톨릭의 신학과 전통을 만들고 있다.

구원관도 다르다. 기독교의 구원론 핵심은 이신칭의(以信稱義)이다. 이신칭의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받고, 구원의 은총을 누린다. 예수님 외에는 그 무엇도 우리에게 구원을 주지 못함을 고백(행 4:12)하는 것이 우리의 신앙고백이고, 성경의 지침이다. 가톨릭은 성례를 통한 구원도 주장한다. 세례를 통해 의롭게 되고, 원죄의 문제까지 해결된다고 주장하고, 믿는다. 또 기독교는 성찬을 식사로 이해하고, 하나님의 은혜로 받지만 가톨릭은 제사나 미사로 보고, 이를 통해 죄가 사해진다고 믿는다. 기독교와 로마가톨릭은 서로 다른 종교다.

가톨릭은 교황을 베드로의 사도권을 계승한 그리스도의 대리자라며 무오하다고 주장한다. 제1차 바티칸 공의회(1869-1870)에서 신앙과 도덕에 관한 교리를 결정하면서 교황의 무오를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로마가톨릭은 교황이 인간으로서 오류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교리나 도덕에 대해 선포한 칙령에 오류가 없다는 의미라고 설득하고, 해석하려 하지만 여기서 성경이 오류로 곡해되기도 한다. 만일 교황이 교리를 결정하면 교리는 영원불변하고, 절대적인 교회의 전통이 되어 전통과 충돌하는 성경을 훼손할 수 있다.

<다음호에 계속>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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