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고 현 목사

대부분의 사람은 대화하는데 있어 상대방의 말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면서 자신의 말을 상대방이 들어주기를 바란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말이 많아지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가 쉽다. 상담학에서는 클라이언트의 말을 끝까지 경청해 줌으로서,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를 가지고 찾아오는 클라이언트는 자신에게 쌓인 것들을 쏟아내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그래서 상담자는 클라이언트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 문제를 해결주는 것이 ‘상담학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주 전국에서 지방선거가 전국에서 실시됐다. 지방선거를 몇 일 앞두고, 거대야당의 대변인이 한 말 한마디의 실수로 경기도와 인천에 사는 사람들이 화가 났다. 그것은 모방송에 출현해 "서울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 곳에서 잘 살다가 이혼 한 번 하거나 하면 부천 정도로 가고,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이런 쪽으로 간다"고 말했다가 인천시민들과 경기도민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결국 이 의원은 자신이 속한 당에 탈당계를 제출했으며, 대변인 직에서도 물러났다. 그리고 지방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다. 그래서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후, 열린우리당의 대표가 선거 유세중 노인 비하 발언을 했다가 표가 우수수 떨어지는 경험을 국민들은 했다. 그래서 선거철만 되면 각 당은 “모두가 말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하라”고 주문한다.

사람은 누구나 높은 위치에 올라갈수록 말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해야 한다. 거대야당의 대변인의 부천시민과 인천시민을 비하하는 ‘이부망천’의 발언이나, 열린우리당 대표의 노인비하 발언은 한 개인의 인격적 비하발언이 아니다. 특수집단, 또는 특수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향한 집단적 발언이다. 때문에 집단적으로 일어나 표로 심판한다. 이성적이지 않고서는 이같은 발언을 할 수 없다. 나중 자신이 내뱉은 말이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를 생각하지 않고, 한 발언임에는 틀림없다. 한마디로 여론을 의식하지 않았다.

자신을 조율하고 다스리는 능력이 없었던 것이다. 38년 동안 미시간대학교 총장을 지낸 J.B.에인절(재임 1871~1909)은 수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고, 더 많은 문제를 처리해야 하는 자리에서 38년이나 훌륭하게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경청'이었다. 사람은 상대방의 말을 듣고, 내담자가 하고자 하는 말을 이해하고,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도출해 내야 한다. 한 기자는 에인절 총장에게 물었다.

"오랫동안 그 어려운 총장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입니까?"

그는 이 질문에 빙긋이 웃으며 대답했다. "나팔보다 안테나를 높이는 데 있었습니다."

항상 아랫사람에게 나팔처럼 떠드는 것보다는, 안테나가 전파를 잡아내는 것처럼, 사람들의 의견을 잘 경청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던 것이다.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과묵한 사람이 되라는 뜻이 아니다. 다른 이의 의견을 잘 '경청'하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말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예스맨이 되라는 뜻도 아니다. 좋은 의견은 잘 받아들이고, 나쁜 의견은 그것이 왜 나쁜 의견인지, 의견의 발안자와 의견을 듣는 자기 자신에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어야 훌륭한 경청의 자세인 것이다.

"잘 경청하라. 당신의 귀는 당신을 곤란에 빠뜨리지 않을 것이다."(프랭크 타이거)

예장 보수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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