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준상 목사
◆고향의 그리움과 향심…인간의 심정적, 정서적인 근본은 항상 그 자리에 있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근본는 떠날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뿌리가 고향에서 시작되고, 퍼져 나갔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 뿌리를 넘어설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향심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으며, 변하지를 않는다.

고향은 좋고 나쁜 것을 떠나 잊을 없는 곳이다. 해외에 나가 있던지, 먼 곳으로 떠날수록 더욱 그리워진다. 거기에 있을 때 비가 온다면, 그 비를 대하는 대하는 내 마음은 고향과의 거리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다. 또 환경의 여건에 따라서 달라진다. 친구를 만난다거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동반해서 거기에 산다고 해도 고향을 떠날 때는, 자기 아내도 자기와 같은 마음으로 고향을 그리며,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아내와 아들·딸도 고향에 데려가서,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해 두었던 추억들을 나누어주고 싶은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고향은 내 삶에 있어서 중요한 교육자료 80%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인간에게 있어서 고향과의 인연을 끊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구한말과 일본제국주의의 침략 당시, 한국을 떠나 만주벌판을 유리방황하던 한민족의 고향을 향한 이야기들은 애뜻하다. 이 이야기 속에는 고향에 두고 온 부인과 자식, 부모, 동무들의 이야기는 모두가 끊을 수 없는 고향이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이야기이다.

◆고향과 나…고향과 나 사이의 관계는 서로를 유혹하는 관계라고 흔히들 말한다. 내 마음속에 남아 있는 고향은 내가 다가가려고 하면, 슬쩍 모습을 감추어버리고, 내가 잊을 만 하면 독특한 숨결과 향기, 그리고 추억의 힘을 빌려 내 마음 안에, 내 생각 안에 끈질기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잊을 수도 멀리 할 수도 없는 내 고향, 고향은 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친밀한 신호를 보낸다. 이것이 내가 태어난 고향이다”

여기에서 고향을 생각하며,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뿌리가쇠약할 때 그것이 공간적 뿌리인 고향, 국가의 흥망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성경의 왕상 14:15, 시 52:5, 렘 24:6, 마 15:13 등과 관련지어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한민족사 연구와 관련지어 고향이 가진 시간적, 공간적 의미를 논리적으로 전개해 보자 △한민족의 공동체 형성에 있어 어떠한 함수관계를 지니고 있는지를 논의해 보자 △나의 뿌리는 고향이다. 그렇다면 어떤 뿌리가 고향에 있는지, 어느 때 고향을 찾게 되는지 생각해 보자 △한민족의 고향인 한반도의 형성에 대해 정리해 보자. 이것은 민족의 근간인 한반도와 뿌리를찾는데 매우 중요한 계기를 가져다가 줄 것으로 확신한다.

◆고향은 어머니로 상징된다…고향하면 제일먼 떠오르는 것이 어머니이다. 어머니 하면 고향이 생각난다. 그래서 뿌리의 근원은 어머니부터 생각한다. 그것은 날 낳아주신 분 어머니가 나의 근원인 뿌리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생명을 이어주는 젖줄을 가지고 있으며, 생명을 일태할 수 있는 태가 있다. 따라서 어머니는 ‘사랑’. ‘생명’, ‘행복’, ‘평화’로 귀결된다. 마찬가지로 고향은 어머니의 가슴과 같이 생명, 평화, 행복, 사랑이 듬뿍 담긴 곳이다.

아이가 어머니의 적을 물고, 젖을 만지며 단잠을 이루는 것도, 어머니에게 사랑과 생명, 그리고 평화와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어릴 적, 어머니의 젖을 물고 단잠을 이루었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가 없으면 할머니의 적이라도 만지면서, 단잠을 이루었다. 때문에 늘 어머니를 생각하는 것이며, 어머니는 잘못하고 들어온 자식을 책망하기에 앞서, 사랑으로 타이르셨다. 고향도 그렇다. 잘못하고 방황하는 친구들을 불러들여 평화와 사랑, 그리고 평화와 행복을 심어주었다.

사) 한민족선교훈련원 원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