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고 현 목사

우리는 어떠한 일을 추진할 때, 소신인지, 아니면 고집인지를 고민할 때가 있다. 이 둘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르다. 둘 다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것인데 둘의 차이는 엄연히 다르다. 미국식품의약국(FDA) 신약 허가 담당 공무원인 '프란시스 켈시'박사와 미국 최고 자전거 회사였던 슈윈의 CEO, '에드 슈윈'을 생각하면 그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프란시스 켈시' 박사의 이야기는 이렇다. 1957년 독일의 거대 제약회사가 출시한 탈리도마이드라는 신약이 임산부의 입덧 뿐 아니라 진통, 불면증, 식욕저하 등 거의 모든 임신증후군에 탁월하다는 소문에, 당시 유럽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로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다. 그래서 최대의 시장인 미국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었는데, 모두들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미국식품의약국(FDA)담당 공무원인 '켈시'박사의 생각은 '임산부와 태아에게 정말 안전할까?' 라는 생각을 했다. 수많은 자료들을 확인하고 전문가의 의견도 수렴한 '켈시'의 눈에 띄는 부작용은 없었지만, 동물실험과 임상시험 결과가 상당부분 불일치한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거기에서 수많은 생각들이 올라왔다고 한다. "내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닐까?" 이미 유럽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고, 이 약의 판매허가를 받기 위해 여러 제약업체에서 뒷돈과 로비를 많이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끈질기게 고민한 '켈시'박사는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승인할 수 없다!” 라며, 신약의 안전성을 입증할 명확한 자료를 끊임없이 요구한 끝에 1961년, 전 세계 46개국에서 1만 명 이상의 기형아가 출생했고, 유럽에서만 8천 명 이상의 기형아가 발생했다. 그런데 역학조사 결과 주된 원인이 산모의 탈리도마이드 복용 이었다. 반면 탈리도마이드의 판매를 불허한 미국에서는 기형아가 17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 17명의 출생은 미국의 임산부가 유럽여행시 이 약을 복용한 결과였다. 결국 '켈시'박사의 소신이 기형아 출생이라는 비극을 피해갈 수 있었다.

한편 197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며 말보로, 코카콜라에 이어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3위를 기록한 자전거 기업인 슈윈은 매출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새로운 자전거를 원하는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임원들과 직원들은 산악자전거를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추어 산악자전거를 판매하자고 주장을 했다. 하지만 당시 CEO였던 에드 슈윈은 이렇게 이야기 했다.

"말도 안되는 소리! 우리 슈윈은 클래식 자전거로 이 자리까지 왔다. 앞으로도 영원히 클래식 자전거에 올인 할 것이다. 나는 이런 내 생각이 틀렸다고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자료를 보지도 않고, 의견을 듣지도 않고 단칼에 묵살해버린 슈윈은 급기야 산악자전거를 판매하자고 제안했던 임원을 해고해 버리기까지 했다. 클래식 자전거 생산만 한 슈윈의 회사는 1993년 파산을 맞이하게 된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둘 다 자기의 주장대로 일을 이끌어 나갔는데 '켈시'박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생각을 했다. 반면 슈윈은 모든 가능성을 닫아놓고 자신의 안에서만 생각을 했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속담처럼 자기 안에서 자기주장만 하느냐, 아니면 자기 밖에서 자기주장을 하느냐의 따라 <소신과 고집>의 해석차이를 찾을 수 있다. 우리 하나님의 백성들은 자신의 소신을 얼마나 지키고 있는가? "모두가 '예'라고 할때 '아니오'라고 하는 것", "모두가 '아니오'라고 할때 '예'라고 하는 것." "소신을 지키는 사람들은 아름답다"

예장 보수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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