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한민국, 예멘 난민들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다시 떠돌이로 살아가게 대한민국에서 내쳐야 하느냐를 놓고, 찬반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하나님은 광야를 떠도는 떠돌이와 애급의 압제 밑에서 고난당하던 하비루들과 함께 자신의 나라운동을 벌이셨다. 성서는 이들의 해방운동을 중심으로 시작되고 있다. 한마디로 하나님나라운동은 떠돌이들의 해방운동이며, 이들의 인권운동이다.

최근 제주도에 도착한 예멘의 난민들도 하나님의 백성이며, 이들의 인권도 존중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들의 난민신청을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넘었다. 그들은 거의 그리스도교인이다. 한국의 그리스도인 대부분은 이슬람교도인 중동 인들을 무조건 반대해 왔고, 반대하고 있다. 그것은 이슬람교도 모두가 테러리스트이며, 반 기독교적이라는 관념 때문이다.

지중해를 중심으로 일어난 십자군 전쟁 이후,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는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리스도인들은 무조건 이슬람교도들은 적대하고, 테러를 일삼는 무리들로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중동국가의 이슬람교도들이 대한민국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고, 적극적으로 막았고, 막고 있다. 이 운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사실 이슬람교도들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대학은 물론, 곳곳에 이들을 위한 기도처소가 세워졌다.

이슬람교의 확산은 그 어느 종교보다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마이너스 성장에 갇혀있는 한국교회의 현재상황서 이슬람교도인 예멘의 난민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다 이슬람교도들의 테러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아온 한국인들이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중동국가의 난민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쉽지 않다. 이미 한국인들의 마음속에, 중동국가의 이슬람교도들은 ‘테러리스트’라는 관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윤세관 목사가 전국교회에 보낸 특별서신서 “예멘 난민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환대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란 글을 놓고, 인터넷상에서 찬반논쟁이 일고 있는 이유도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관념 때문이다. 영국에 27년 동안 거주한 한국인은 본지에 이 교단 총회장의 특별서신 내용이 게제된 것과 관련, “예멘 난민들은 우리보다도 돈이 많은데 왜 난민으로 받아들이야”는 내용의 글을 보내왔다.

대한민국이 이들을 난민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돈의 많고, 적고의 문제는 아닌 것은 분명하다. 2014년 대한민국이 난민신청을 시작한 이후, 2만여명이 난민지위를 신청했다. 그 중에 4%정도만 난민으로 인정됐다. 그만큼 고난당하는 사람들을 대한민국이 받아들이는데 인색하다는 것이다. 또한 난민을 심사하는 전문인원도 턱 없이 부족하다. 분명한 것은 떠돌이의 상황에서, 이들이 정치적, 종교적으로 고난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난민인정 신청을 한 예멘인들은 말레시아를 거쳐 제주도에 도착했다. 이들은 제주도를 벗어날 수도 없다. 그것은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지역이 제주도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장 총회장 윤세관 목사의 특별서신은 그리스도의 믿음을 가졌으니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서신은 “그가 어떤 국적이든, 성별과 인종, 종교의 차이를 넘어서 한 생명으로 고귀한 존재임을 서로 인정하고 포용하는 것이 주님의 ‘장성한 분량’에 이를 때까지 성숙해가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이다”고 적고 있다.

윤세관 총회장의 말대로 오랜 내전으로 황폐해진 고국,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제주도까지 온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한 일이다.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인도적 지원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내 형제들아 영광의 주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너희가 가졌으니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지 말라’(야고보서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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