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인 찬 목사

‘본보기’란 본(本)을 받을 만한 대상 또는 어떤 사실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하여 내세워 보이는 대표적인 것을 말한다.

고린도전서 10장 6절과 11절에 두 번 나오는 ‘본보기’라는 단어를 개역한글 성경은 ‘거울’로 번역하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과거 출애굽 과정에서 겪었던 여러 가지 사건들을 거울삼아 하나님을 섬기자는 영적교훈이다.

거울은 자기 얼굴이나 그 어떤 사물을 투영하여 볼 수 있게 하는 기구다. 현대인들은 누구나 매일 거울을 보며 산다. 고린도전서 10장 1~10절 말씀은 민수기 25장, 출애굽기 17장의 말씀의 반복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 앞에 죄를 범함으로 받았던 심판 역사를 신약에서 거울로 쓰신다.

고전 10:6절 말씀이다. “이러한 일은 우리의 본보기가 되어 우리로 하여금 그들이 악을 즐겨 한 것 같이 즐겨 하는 자가 되지 않게 하려 함이니” 역사의 거울을 보라는 영적교훈이다.

우리네 삶 가운데 거울로 삼을 교훈은 늘 일어나고 있다. 다른 사람의 경우가 나의 거울이 되곤 한다.

어떤 사람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생명을 잃어버렸다. 그 사람은 나에게 거울이다. ‘나는 절대 음주 운전은 하지 말자.’고 다짐하므로 거울이 된다.

어떤 사람이 도박을 즐기다가 인생이 파탄 나는 것을 보고, 나에게 거울이 되어 ‘절대로 도박은 하지 말아야겠다.’ 결심하게 한다.

국제적인 교훈의 거울도 많다. 한 때, 세계 6대 경제 강국이던 남미의 아르헨티나가 빈국(貧國)으로 추락했다. 아르헨티나에 갔을 때 그곳 지도자들에게 들은 말이다. “이 나라는 강성노조와 힘에 넘치는 복지정책이 국민을 일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이렇게 되었습니다.”

지구상의 공산국가는 다 망했다. 대부 역을 하던 소련은 사라지고, 러시아로 재탄생하는 것을 보면서 어떠하든지 ‘공산 이데올로기가 허상이구나.’ 거울이 된다.

반대의 거울(본보기)도 많다.

한 사람이 미국의 미오시티의 한 큰 호텔 뒷마당에 리어카 한 대를 놓고 호떡장사를 시작했다. 그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몇 십 년 후에 그 호텔 주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열심히 살아서 이 사람과 같이 되어야겠다.’ 교훈의 거울이 된다.

요즘에 ‘멘토’(Mentor)라는 말을 많이 쓴다. ‘멘토’란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상담의 상대, 지도자, 스승, 선생의 의미로 쓰이는 말로, 내가 닮고 싶고, 본 받고 싶은 인물을 거울로 정하는 것이다. 바람직한 어떤 인물을 거울삼아 교훈 삼는 것이 멘토다.

성경말씀은 행, 불행간의 많은 사건을 거울로 제시한다. 고린도전서 10장에서 2만3천명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죽은 역사를 거울로 주시는데 그것은 민수기 25장의 역사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싯딤에 머물러 있더니 그 백성이 모압 여자들과 음행하기를 시작한지라. 그 여자들이 자기의 신들에게 제사할 때 이스라엘 백성을 청하매 백성이 먹고, 그들의 신들에게 절하므로 이스라엘이 바알브올(Baal-Peor)에게 가담한지라.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진노하시니라.”(민25:1~3)

여기 모압 여자들은 누구인가. 아브라함의 조카 롯이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으로 두 딸로 자식을 번식시켜 이룬 민족으로 큰 딸 후손이 모압이고, 작은 딸 후손이 암몬이다. 훗날 이 두 족속은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시는 바알종교의 핵심세력이 되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하여 광야에 나온 것을 알고, 모압 여자들이 악한 계획을 세운다.

모압 종교인 바알을 섬기도록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다. 바알브올 숭배는 신전 여사제와의 음란한 제의 의식으로 대미(大尾)를 장식한다. 광야생활에 지치고, 생활의 윤택함이란 없던 이스라엘의 건강한 남자들이 모압 여인들의 유혹에 넘어가 우상 바알제사에 빠진 자들을 향하여 하나님이 말씀하신다. “그런 일은 우리의 거울이 되어 우리로 하여금 저희가 악을 즐겨한 것 같이 즐겨하는 자가 되지 않게 하려 함이니”(고전 10:6)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과 같이 너희는 우상 숭배하는 자가 되지 말라.”(고전 10:7) 과거 역사적 교훈을 거울로 말씀하시는 것이다. 또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이 주를 시험하다가 뱀에게 물려 멸망하였나니 우리는 그들과 같이 시험하지 말자.”(고전 10:9)고 교훈하신다.

출애굽한 이스라엘이 광야를 지나갈 때 백성들이 “하나님이 우리를 광야에서 불러내서 광야에서 죽게 만드는 것이 아니냐?”(민 21:5) 하나님을 향해 원망함으로 불 뱀을 내서 원망하는 자들을 죽게 하신 그 사건을 하나님은 거울로 사용하신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