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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용의 '여름날 숲속에 들면'(평설 정재영 장로)
정재영 장로  |  webmaster@c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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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10  10: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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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숲속에 들면

여름날 숲속에 들면
장대비로 쏟아지는 햇살 아래 허물을 벗고 싶다
아마존강 독오른 아나콘다 뱀이 되어
죽음의 향내 빨갛게 일렁이는 산딸기 밑으로
허리 구부려 한여름 몽정기를 앓는
겁 없는 열세 살 소년을 물어버리고 싶다
사르르 두 가닥 혀로 설익은 가슴팍을 핥고
태양을 우러르는 마고할매의 딸이 되어
파란 불꽃 일렁일 때까지 껴안아주고 싶다
송곳니 깊이 박아 소년의 순수와 열정을 들이키고
숫사마귀를 먹어치우는 암놈 되어
제 안에서 하나 된 새끼를 낳고 싶다
세상 숲 밖으로 나가 원죄의 옷 벗고 싶다
여름날 숲 속에 들면

-『산림문학』 18년 여름호에서
*김금용 시인 : 『현대시학』 등단. 펜번역문학상. 동국문학상. 산림문학상

   
▲ 정 재 영 장로
인간의 보편적인 의식 기저에 깃들어 있는 원죄의식이나 원형심상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화자가 되고 싶은 오브제는 뱀, 마고할매의 딸, 암사마귀다.

아나콘다 뱀은 원시림 속에 사는 큰 뱀으로, 인간을 치명적으로 만드는 대상으로 묘사가 된다. 마고할매는 지리산의 전설 속에 있는 천상의 인물로, 초월적인 힘과 능력을 가진 존재다. 사마귀는 사랑하는 대상까지 먹어치우는, 인정을 모르는 잔인함의 대상이다. 뱀은 순수를 상징하는 몽정기의 13살 소년에 대한 상반적인 존재다. 즉 순수에 대한 교활한 욕망이다. 마고 할매의 딸도 아무도 그 힘을 막을 수 없는 인간 본성의 욕망을 일컫는다. 역시 암사마귀는 인간의 윤리성을 도외시하는 대상으로 은유하고 있다.

그러나 화자는 죄성으로 부터 자유스럽지 못한 인간의 본질적 실존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소망을 그리고 있다.

여름 날 장대비로 쏟아지는 햇살은 우주 제일 원리로부터 오는 은총을 지시한다. 구체적인 범위가 숲속이라는 감춤의 현장이다. 이때 숲은 자연이나 또는 종교적인 치유를 암시한다. 죽음을 유혹하는 향내인 빨갛게 일렁이는 산딸기에서 유추한 낙원과 뱀의 동원함을 보면 에덴의 상징성과 기독교적인 암시성을 유추해본다. 역시 두 가닥 혀는 진실하지 못한 언어로 진리를 주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언어란 인간 사이의 소통의 방법이다. 즉 인간 사이의 불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새끼를 낳고 싶다는 것과 원죄의 옷 벗고 싶은 욕망의 혼용은 융합적인 사고 즉 모순 속에 사는 인간 본질적인 모습을 잘 보여준다.

시란 본질적인 양태를 모순의 언어를 통해 진실을 밝히는 방법론을 추구한다. 그것은 종교에서 사용하는 방법론과 동일한 기전을 가진다. 이처럼 원형심상을 통한 존재탐구 담론은 인간 구원의 종교성과 동일함을 잘 보여주고 있음에서 예시는 미학적 감동을 주고 있다.

전 한국기독교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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