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입국한 예멘 난민 문제가 우리 사회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면서 국민들 간에도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난민은 인종, 종교, 정치, 사상의 차이로 인한 박해를 피해 탈출한 사람을 말한다. 그런데 이번에 제주에 온 예멘 국적의 사람들이 난민인지 아니면 불법 이주 노동자인지 분명치 않다고 보는 견해로 인해 여론이 갈리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제주로 들어온 예멘인들을 정부가 난민으로 인정하고 인도주의적인 수용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제주 무비자 입국이라는 허점을 이용해 계속해서 위장난민이 증가할 것을 우려하여 제 나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예멘인들은 자기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한국으로 피난 올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들의 행동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여성과 아이들은 없고 건장한 남성들이 한꺼번에 제주에 입국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이 불법 이주 노동자나 한국에 이슬람을 전략적으로 전파하려는 종교적 목적이 아니라면 어떻게 남자들만 한꺼번에 들어와 난민신청을 하겠냐는 것이다.

그들이 한국으로 곧장 오지 않고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를 거쳐서 관광목적으로 제주에 들어왔다는 것도 난민으로서의 순수성을 의심받게 하는 요인이다. 유럽에서도 시리아 난민들이 일단 같은 이슬람국가인 터키에 머물다가 독일 프랑스 등 제3국으로 대거 이주하면서 이들에게 난민 지위를 인정할 것인가를 두고 거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독일의 경우는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2015년부터 2년간 100만 명에 가까운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는 등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난민을 수용해 왔다. 그러나 난민들로 인해 여러 복잡한 문제들이 발생하자 메르켈 정부도 두 손 들고 말았다. 반면에 프랑스는 처음부터 난민 지위를 인정하기까지 까다로운 절차와 정책 때문에 시리아 등 대다수의 난민들이 기피하는 국가로 정평이 나있다. 앞서 난민 문제를 겪은 유럽의 사례들이 우리 정부로 하여금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난민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아직까지 통일된 의견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진보 성향의 NCCK는 나그네와 같은 예멘 난민들을 전폭적으로 받아들이고 품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보수 연합체인 한기연과 한기총은 한국교회가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것과 이슬람 위장 난민이 국내에 유입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분명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난민을 받아들일 것이냐 돌려보낼 것이냐 하는 문제는 엄밀히 말해 정부가 난민법에 따라 처리할 사안이다. 종교계가 서로 다른 입장으로 이래라 저래라 할 사안도, 여론을 주도해 압력을 행사할 문제가 아니라고 보여 진다. 그렇다고 기독교계가 인도적인 차원의 지원까지 제주도민들에게 떠맡기고 나 몰라라 한다면 이는 분명한 책임회피이다.

제주에 입국한 예멘 난민들은 앞으로 정부가 엄격하게 심사해 받아들일 사람은 받아들이고 보낼 사람은 보내면 된다. 그 후에 난민 지위를 인정받는 사람들을 우리 사회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들이 무슬림이라 하여 무조건 기피하고 배척하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행위이다. 기독교 선교가 금지된 국가에서 제 발로 찾아온 난민들을 한국교회가 따뜻하게 포용하는 것은 나그네를 대접하는 그 이상의 선교적인 기회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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