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22개 기독 단체들이 연대 성명을 내고, 제주에 입국해 난민신청 중인 예멘인들을 비롯한 많은 난민신청자들에 대해 정부가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정책을 실행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또한 한국교회와 사회도 편견과 억측에 따른 거부감을 버리고, 도움을 청하는 세계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환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 단체는 16일 ‘벼랑 끝에 내몰린 우리 이웃, 난민을 받아들여야 합니다’란 성명을 통해 정부가 예멘인들에 대한 심사를 신속히 진행하고, 정해진 법과 절차에 따라 이들에 대한 지원과 보호에 힘쓰기를 바랐다.

아울러 정부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제정된 우리의 난민법을 적용하는데 관용주의적 태도를 취하고, 절박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에 도움을 요청한 이들을 외면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또 지금껏 세계시민으로서 지구촌의 가난과 재난 등의 아픔에 함께 해 왔던 국민들이 긴박한 생존의 위협 가운데 탈출한 난민들에 대해서도 연민과 긍휼의 심정으로 그들을 품을 수 있기를 호소했다.

덧붙여 세계 가난한 이웃들과 특히 무슬림에 대해 근거 없는 부정적 여론을 확산해온 일부 개신교인들에게도 “하나님과 세계 앞에 깊이 참회하고, 지금이라도 차별과 배제가 아닌 그리스도의 긍휼과 인애의 정신으로 필요를 살피고, 안식처를 제공하는 등 이웃사랑에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제 나라 위해 싸우지 왜 도망 왔느냐 △그들은 가뜩이나 부족한 우리 일자리 빼앗고 있다 △위험한 범죄 집단, 테러리스트다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등의 소위 ‘난민괴담’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먼저 ‘나라를 위해 싸우지 않고 도망 온 사람들을 받아주어서는 안 된다는 말’에 대해선 “복잡한 내전의 상황에서는 싸움의 목적과 대상이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명분을 잃은 전쟁은 대부분 맹목적인 집단 학살의 형태를 띠기 마련인데, 그런 상황에서 탈출한 난민들을 자국을 위해 싸우지 않고 탈출한 무책임한 이들로 매도하는 것은 가혹한 평가”라고 지적했다.

또 ‘난민이라는 이름으로 취업을 노리는 외국인들이 대거로 몰려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엔 “현재 제주시에서 긴급하게 마련해준 일자리만 보더라도 더 이상 우리국민들 중에서는 취업자를 찾기 힘든 3D업종”이라며, “우리나라가 한창 가난했던 1960~80년대, 경제수준이 높은 나라 국민들이 꺼려하던 위험하고 힘든 일자리들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경제성장의 종자돈을 마련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이젠 다른 시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위험한 범죄 집단, 테러리스트’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주류개신교집단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슬람교(무슬림)=테러=집단개종전략=취업, 결혼, 귀화, 난민 신청’ 등의 공식을 유포하며, 한국사회와 교회에 공포심을 자극해 왔다”면서, “예수님조차 출생 직후 헤롯의 위협을 피하기 위한 난민이 되셨음(마 2:13~15)을 기억하고, 또 다른 난민들을 주님처럼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번 연대 성명은 개척자들, 건강한 침례교회연대,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2.0목회자운동,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기독법률가회(CLF),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기독청년아카데미, 느헤미야교회협의회, 새벽이슬, 생평평화연대, 성서대전, 성서한국, 세인트하우스자문위원회, 실천여성회 판, 예술목회연구원, 좋은교사운동, 평화누리, 한국그리스도교일치포럼,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 희년함께 등 22개 단체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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