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창훈 목사.

목회초년에는 교회 지키고 돌보느라 하루도 쉴 날이 없었지만 세월이 지나 삼십년쯤 달려온 시점에서 걸어온 길을 뒤돌아볼 때 수많은 일들을 겪었고 또 여러 가지 사역을 감당해 왔다. 단독 목회 삼십년 동안 성전건축을 두번하고 노회장도 하고 신학교 강의도 하고 양천구 교구협의회 회장도 하고 전국 목회자 세미나도 80차까지 하고 보니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였고 인도하심이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가슴을 쓸어내리고 안도의 숨을 쉬면서 다시금 영적으로 냉철한 이성과 시각으로 바라볼 때 목회자가 발을 잘못디디거나 흙탕물에 같이 휩쓸리면 참으로 안타깝고 통탄할 일이 몇 가지 있기에 나를 돌아보고 책망하며 한마당 펼쳐놓고 토로해 보고자 한다.

먼저 목회자들이 국가의 어느 당이나 어느 사람에게 줄서서 같이 사진 찍고 표 밀어주고 밥 먹고 봉투 받고 다니는 일은 제발 안했으면 한다. 말처럼 쉽지 않는 줄이야 알지만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는 공약을 내걸고 출마한 사람 줄에 붙어서 사진 찍고 얼굴자랑하고 이름 내는 그 신앙 양심은 도대체 누가 준 신앙이고 누가 준 양심인가 되묻고 싶다. 혹 그러고 싶어도 목회자는 자중하면서 기도해야할 것이며 본인 스스로 귀신의 역사를 따라 춤추고 있지 않는가 한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다음은 교권을 거머쥐겠다고 목숨 거는 목회자들이다. 각 교단마다 총회를 움직여 나갈려면 반드시 임원도 필요하고 상비부도 필요하고 여러 기관들이 필요하다. 목회 연륜이 있고, 총회에서 봉사한 경력도 있고 또 목회를 성실히 해서 주님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성도들로 부터도 인정을 받은 목회자가 노회에서나 지역에서 추천을 받아 순수한 봉사의 마음으로 하면 아름답기도 하고 귀한 일이 되겠지만 하다못해 교인 백명도 모이지 않는 교회의 목회자들이 교권을 거머쥐고 이름을 날리고 명예를 얻겠다고 난리를 치니 참으로 안타깝고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이런 사람들이 총회라는 큰집의 일을 맡으면 잡음 없이 잘해 내겠는가, 필자가 보기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일이다. 문제를 일으키고 사리사욕에 사로잡힐 위험이 항상 따르게 될 것이다. 목회자는 목회자로 부른 주님의 뜻을 알고 항상 본질에 충실하고 또 매진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부흥사로 활동하는 목회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목회를 성실히 하고 교회가 부흥되어 교회를 건축하고 또 당회를 구성한 다음 부흥회를 다녀도 늦지 않을 것이다. 머리에 기름 바르고 향수 뿌리고 좋은 차타고 다니는 것이 결코 부흥사가 되는 첫걸음이 아님을 명심하여야 한다.

동아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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