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성폭력은 이제 그만! 기독교반성폭력센터가 있어요”

한국교회 내 성폭력 해결을 위한 기독교반성폭력센터(이사장 박종운 변호사)가 출범됐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23일 오전 한국기독교회관 2층 에이레네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기독교의 반성폭력 문화 확산과 인식개선, 피해자 지원체계 마련, 제도개선, 연대와 협력을 통한 기독교 반성폭력운동을 만들어가기 위해 센터를 설립했음을 알렸다.

모두발언에 나선 박종운 이사장은 “전병욱 사건을 계기로 교회 내 성폭력 사건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성범죄를 중대한 범죄로 인식해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으나, 실제 교단이나 교회에서 처벌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박 이사장은 또 “현재 기독교 내에는 성폭력 전문상담기관이 매우 부족하다”며, “전문화된 기독교 성폭력 상담과 함께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기까지의 다양한 차원의 지원활동(의료/법률/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기독교내 성폭력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성폭력 상담과 피해자 지원활동 뿐 아니라, 기독교 성폭력의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안으로서 교회의 민주적이며 성평등한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조사•연구•교육•캠페인 등이 필요하며, 교단의 법과 제도를 바꾸려는 노력도 동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문제해결을 돕고, 인권 보호와 성폭력 피해자의 역량 강화 도모 △교회권력 감시 및 법제화를 위한 노력 △성폭력 개념 법제화와 성폭력 예방교육 등 관련조치에 대한 규정 마련 △성폭력 조장 문화에 대한 성찰과 변화 꾀할 수 있는 공동체 프로그램 개발 △다양한 매체 활용한 신속한 이슈 대응 통해 반성폭력 사안들을 시의 적절하게 알리고 활발한 참여 도출 등을 위해 적극 나설 예정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성폭력 피해자 상담을 이메일이나 전화, 면접 등을 통해 실시하고, 의료지원-심리치료원-법률지원을 비롯해 교회 재판 지원, 성폭력 피해자 치유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법과 제도 개선을 위해서도 한국교회 성인지, 성폭력 인식조사 및 현황 연구, 재판 판례 분석, 교회, 교단 성폭력 피해자 보호 및 사건처리 매뉴얼 개발 연구, 가해자 징계 절차와 원칙에 관한 연구 등 ‘연구조사’와 교회 및 교단별 성정책 현황파악, 성폭력특별법 제정 및 헌법 개정 운동 등 ‘정책감시 및 입법 활동’ 등을 펼친다.

또 성평등한 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성폭력 예방 교육강사 양성, 대상별 성폭력 예방 교육안 연구 및 배포, 브로셔 배포, 소셜미디어를 통한 홍보 및 언론 대응, 교회별 찾아가는 홍보 및 캠페인 진행 등을 전개한다.

아울러 병원과 경찰서, 쉼터, 전국성폭력상담소 등과의 연대를 확대해 나가고, 연대 및 협력기관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 반성폭력 이슈별 연대 및 협력 활동을 벌인다.

실제 센터는 1월 초부터 성폭력 피해자 상담 및 사건 지원을 실시해 왔으며, 3월 2일에는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교회성폭력 생존자 말하기 대회를 진행했다. 또 교회 성폭력 생존자 글쓰기 모임을 8주간 진행하고, 교회 성폭력 해결을 위한 가이드북 <미투 처치투 위드유>를 뉴스앤조이와 공동 제작했다.

이밖에도 오는 26일 오후 7시 희년평화에서 김미랑 소장(탁틴내일연구소)을 강사로 교회 성폭력 해결을 위한 가이드북 <미투 처치투 위드유> 제작 기념 공개강좌를 열고, 31일 저녁에는 서울시 npo 지원센터 1층 대강당 품다에서 강아솔, 아마씨의 공연이 어우러지는 기독교반성폭력센터 오픈 파티가 예정되어 있다.

센터는 “2018년은 반성폭력 운동에 뜻 깊은 해로, 성폭력은 수치스러운 일, 발설해서는 안되는 일로 여겨지던 굳건한 사회 통념을 깨고 수많은 여성이 자신의 피해사실을 폭로했다”면서, “교회도 예외일 수 없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교회 안에 묻힌 여성의 목소리를 찾아내고, 피해 당사자와 함께 성폭력 없는 ‘안전한 교회’를 만드는 활동을 하려고 한다”고 함께 걷기를 요청했다.

아울러 △피해 당사자의 이야기를 중시하며 그들의 필요를 도움 △교회 내 성평등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 △교회의 가부장성에 도전하며 우리의 통념 점검 등을 다짐했다.

한편 센터는 모든 운영을 책임지는 이사회와 신학/상담/법률/교육 등 분야별 영입을 맡은 자문위원회, 전반적인 사업을 실행에 옮기는 사무처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사회는 이사장에 박종운 변호사(법무법인 하민,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이사에 윤경아 센터장(YMCA서울아가야 센터장,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윤선주 상담사(군인권센터), 정신실 작가(영성심리 상담가), 김애희 센터장(기독교반성폭력센터)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협력기관으로 기독법률가회 여성위원회(위원장 장승희)와 한국누가회 소속 채정호 교수 등이 함께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