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갈수록 증가하지만 사회는 물론 교회에서조차 외면 받아
사회적 관련법규의 제도와 정비, 개방적인 교회 시스템 정립 등 시급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리틀 싸이’로 불리는 황민우군이 최근 경찰에 악성댓글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누리꾼들이 황군과 황군의 모친에 대해 성적으로 모욕하거나 인종차별하는 글을 무차별적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황군의 모친을 ‘베크콩’, ‘박쥐콩’, ‘열등인종’이라고 비하하는 글이 다수 발견됐다. 입에 담을 수 없는 수위의 성적인 비하발언이 게시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황군과 황군의 가족은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저에 대한 악성댓글은 참지만, 엄마한테 악성댓글 다는 것을 보고 울었다”는 황군의 울먹임은 우리사회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세계 속의 대한민국’이라는 말처럼 우리 사회에 다문화가정의 숫자는 계속해서 증가해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다문화가정이 이렇게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로 그들을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또한 황민우군 가족에 대한 악성 댓글 사건이 보여주듯 알게 모르게 그들에 대한 차별과 곱지 않은 시선이 사회 내면에 뿌리 깊게 박혀있기도 하다.

특히 한국교회는 우리와 다른 모습과 문화를 가졌다는 이유로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지만, 이방인으로만 느끼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이주 외국인은 전체 인구의 2.3%인 120만명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16만명이 국제결혼을 해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있으며, 이주 외국인의 수는 갈수록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한국교회도 다문화 선교를 특수목회가 아닌 일반목회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다문화가정의 자녀와 다문화가정의 사역을 더 이상 변방 특수목회로 보지 않고 목회의 중심으로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주 외국인들이 한국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각 교단이 총회 차원에서 다문화 선교에 대한 지원과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한국사회가 빠른 속도록 다문화, 다인종 국가로 진행되고 있어 다문화 목회를 위한 철저한 준비가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다문화 목회자 양성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주민 가운데 리더나 선교사를 세우기 위해 신학대에서 이주민들을 우선 선발해 교육하는 교과과정을 만들고, 그 사람들을 훈련시켜서 역으로 이주민들을 선교하는 방식도 효율적인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아울러 이주민들에 대한 봉사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예배와 교육, 교제, 봉사 등 교회의 모든 기능을 통한 다문화 사회의 통합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에 대한 차별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1년 4월 교육과학기술부가 집계한 다문화 가정 학생 수는 3만8천890명이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유입되기 시작한 결혼이주여성들이 낳은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학령기에 접어들 시기가 된 만큼 초등학생이 2만8천748명으로 가장 많고, 중학생이 7천735명, 고등학생이 2천407명이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차별은 심각한 상황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0년 외국 태생 중도입국자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초·중·고교생 가운데 42%가 우리말 발음이 서툴러 따돌림을 받았다고 응답했고, 피부색 때문에 놀림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25%에 달했다.

한 예로 방글라데시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이스마엘이 급우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일이 있었다. 폭행 동기는 다른 이유가 아닌 피부색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오전, 담임교사가 오기 전에 지루해진 아이들은 한 학생의 주도로 ‘반에서 가장 재수 없는 아이’를 뽑는 투표를 했다. 단 2표를 제외하고 모든 아이의 지목을 받은 이스마엘은 교실 뒤쪽으로 가 집단폭행을 당했다. 비록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정신적 충격으로 사흘간 학교에 나가지 못한 11살 어린아이는 결국 우울증 약까지 복용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무런 추가조치도 하지 않는 학교는 더 이중으로 가족들을 힘들게 했고 결국 그의 부모는 이민을 택했다. 그가 다녔던 학교가 국내에서 다문화가정 자녀 비중이 가장 큰 다문화교육 거점학교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가져오기도 했다.

이 사건은 한동안 이슈가 되어 여러 언론에 소개된 바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학교폭력과 왕따에 대해서 다시금 상기 시켜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온 듯한 양상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07년 5월 현재 4만4258명이던 다문화 가정 자녀는 2011년 1월 15만1154명으로 4년도 안 돼 약 3.4배로 증가했다. 결혼 이주민 가정과 외국인 노동자가 증가하면서 다문화 가정 자녀가 해마다 약 2만5000명씩 느는 것이다. 이렇듯 늘어가는 다문화가정. 그들에 대한 차별은 단순히 또래끼리의 문제에서만 그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특히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교사들로부터 받는 차별은 상상 이상이다. 어머니가 몽골 출신인 초등학교 5학년 A군은 작년 교사의 말을 듣고 펑펑 울었다. 수업 시간에 “한국 사람은 양보를 잘하는데 몽골 사람은 싸움을 잘한다”는 차별적인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 것이다. 교실에서 도난 사고가 발생하자 A군을 비롯한 몽골 출신 아버지나 어머니를 둔 아이들을 먼저 의심하기도 했다. 교과부 정책연구보고서에 나온 한 사례로는, 한 교사가 부모 중 한 명이 일본인인 다문화 가정 자녀에게 “일본에서도 다 그렇게 (급식비 등) 공짜로 해주니? 그러면 일본으로 가지 여기에 왜 왔어?”라고 말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 물정에 밝지 못한 대부분의 결혼 이주민들은 학교 측에 제대로 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 또한 다문화에 대한 교육경험 부족 등 여러 이유로 세심한 배려가 힘든 경우가 적지 않다.

다문화가정을 섬기기 위해서는 한국교회의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한국교회는 그들을 가족처럼 사랑해야 한다. 그들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교회 안에서 바로 서도록 섬기고 그들이 교회에 안착하도록 기다려주어야 한다.

결혼 이민자 중 흔히 우리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아시아 결혼이주민은 대다수가 기독교와 접근성이 매우 낮은 국가 출신들이다. 대표적인 불교국가는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 스리랑카 등이고, 가장 많은 결혼이주민인 중국과 베트남은 모두 공산국가이며 유교문화를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이다. 일본 태국 필리핀의 일부는 통일교를 통한 국제결혼으로 이루어진 가정이며, 나머지 나라들은 이슬람국가 출신들이다. 기독교에 대한 접촉이 가능한 국가 출신은 필리핀이 전부인 상황이며 이마저도 통일교를 통한 결혼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다.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접촉이 전무한 결혼이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그러기에 더욱 많은 노력과 인내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먼저 다문화가정의 구성원들인 결혼이주민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이들의 욕구에 응답해주어야 한다. 욕구에 대한 응답은 스스로가 해결하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이들은 먼저 한국사회에 적응하여야 하고, 교회에 적응해 나가기까지는 생각 이상의 시간이 필요로 할 것이다. 섣부르고 성급한 전도는 오히려 다문화가정과의 단절을 가져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또한 이주민도 우리교회 교인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주민은 교인이 아니라 선교의 대상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주민 몇 명이 오는 것은 포용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교회가 이주민 교회는 아니라는 것이다. 또 이주민에게 오로지 우리교회로의 흡수만을 강요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주민과 다문화가정을 포용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체질을 바꾸는 결단이 필요하다. 우리안의 양 아흔 아홉이 아니라 우리 밖의 한 마리 양을 위해 목자 뿐 아니라 아흔 아홉 마리의 우리 안의 양이 찾아 나서야 하는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결단과 각오가 없이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선교는 점차 그 여건이 어려워질 것이다. 처음부터 교회 전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하나씩 바꾸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새로운 패러다임 시대를 맞고 있다. 교회의 책임의식도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오늘의 시대는 이미 다문화, 다인종, 다민족 사회로 진입했다. 하나님은 이러한 시대를 바로 읽고 분별하는 능력을 갖고 나그네와 약자를 향해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을 명령하신다. 특히 천국의 시민권을 가진 우리가 먼저 나그네 신분을 갖고 있는 이주민의 형제, 자매들과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면서 다문화 사회를 위한 관심과 사역 전략을 준비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러한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체계적인 프로그램과 비전을 준비하고 나아가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사회는 종교적으로 다원화 되어 있다. 기독교와 가톨릭, 불교와 이슬람, 힌두교 등 다양한 종교들이 공존하는 나라다. 특히 이슬람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찾아 한국을 방문하거나 정착하는 비율이 높아져 가고 있다. 이주민들이 물밑 듯이 밀려오고 있지만 그들을 받아들이려는 문화적, 사회적 준비를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슬람권 이주민을 수용하기 위한 문화적, 사회적, 교회적인 배려가 전무한 상태이다. 한국사회가 점진적으로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다인종, 다종교 사회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 할 만 한 교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한 몽골과 필리핀, 베트남, 아시아 지역에서 취업차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을 위해서도 한국문화 이해 교육과 신앙교육에 대하여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들을 위한 이중언어자를 교회가 양성하면서 내부적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회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패러다임 전환을 갖고 이주민들을 껴안고 가야만 한다.

다문화사회의 도래는 우리 사회에 교회의 선교적 사명과 교육적과제를 야기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변함에 따라 가장 긴박한 과제로 등장한 것이 교회의 선교적 과제이다. 선교적 과제를 원만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범교단적인 지도자 교육, 사회적 관련법규의 제도와 정비 그리고 개방적인 교회 시스템 정립이 긴요하다. 이러한 과제의 수행이야말로 새로운 사회에 대처하는 교회와 교단의 역량으로서 매우 필수적이다. 이제 한국교회와 목회자, 성도들은 내외국민 모두에 대해 포용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다민족, 다문화, 다인종 국가 대한민국으로서 의무와 약속을 잘 이해하고 그들의 영혼을 품고 껴안는 것은 명실상부한 선교적 교회가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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