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호 목사.

우리나라가 일제에서 해방된 지 73주년을 맞고 있다. 36년간 일제의 압박에서 고통당하고 나라의 주권을 송두리째 빼앗겼던 때를 기억하고 있기에 일제의 만행을 규탄도 하고, 저들의 잘못에 대해서 사과받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옹졸한 일본은 진정으로 사과하지 않을 뿐 아니라, 도리어 자신들의 만행을 미화하면서 엄연한 대한민국 땅인 독도를 자기들 땅이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기에 우리 모두는 일본에 대해서 분노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렇다고 이런 현실 속에서 일본만 미워하고 분노하며 살아간다면,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는 일본은 가장 멀리 있는 나라가 되고 말 것이다.

일본이 사과하고 안하는 것만을 탓하고 있지 말고, 우리가 일본을 뛰어넘어 克日(극일)의 길은 없는 것일까?

우리가 일본인보다 더 나아지는 민족이 되기 위해서는 일본에 대한 미움과 분노를 가라앉히고, 도리어 일본인들을 바로 알고 바로 배워서 더 나은 민족으로 살아가자고 외치고 싶다.

우리가 일본을 바로 알지 않고 그들의 장점을 따라가지도 않으면서 원망과 적대시만 한다면 우리는 일본보다 못한 나라가 되고 말 것이다.

거룩한 오기를 가지고 일본인들의 장점은 배워서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의 부끄러운 점도 바로 알고 고쳐나가야 된다.

지난 7월에 러시아에서 월드컵 축구잔치가 있었을 때 우리나라 팀은 16강에 못 올라갔지만 일본팀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16강까지 올라갔다.

일본이 벨기에와의 시합에서 2대3으로 역전패한 후, 일본인들은 세계인들이 놀랄만한 일을 해냈다. 그것은 역전패한 일본선수들과 일본 응원단들이 눈물을 흘리면서도 시합이 끝나자 자신들이 가져온 쓰레기봉투에 45,000명의 관중들이 버린 페트병과 캔, 비닐, 휴지들을 담고, 선수들이 있던 라커룸과 그 큰 운동장을 깨끗이 청소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는 것이다.

영국 신문들은 이 사건에 대해 일본은 시합에서 경기는 졌지만 경기장에서는 진정한 승자였다고 극찬하는 기사를 썼다. 일본인들의 선진국다운 시민의식 앞에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칭찬한 것이다.

이 나라 대한민국도 이제는 후진국이 아닌 선진국이 되고 있다면, 우리들의 시민의식의 현주소는 어디에 와 있는가.

지난 7월 25일자 신문의 내용은 우리를 더욱 부끄럽게 하고 있는 기사가 실렸다.

서울시가 공공자전거 ‘따릉이’ 안전모를 무료로 빌려준 지 나흘 만에 절반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등포구 여의도 따릉이 대요소 30곳에 안전모 858개를 비치해서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사전 서비스로 빌려주었는데 시행 5일째에 점검해보니 404개(47%)가 분실된 것이 확인 되었다. 시 관계자는 “이렇게 까지 회수율이 낮을 줄 몰라 충격이 크다”고 말하고 있다.

시민의 양심을 믿고 시작한 공유경제서비스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 8.15광복절 73주년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언제가지 과거에 매여 일본을 원망하고 미워하고 있다면 우리는 여전히 과거에 매인 민족일 수밖에 없다.

제발 이제는 위안부 소녀상을 만들어놓고 일본만 규탄하는 일은 그만했으면 한다.

일본을 바로 알고 도리어 겸손한 자세로 배울 것은 배워서 우리의 도덕성과 시민의식도 일본보다 앞설 수 있는 의식운동으로 승화시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 일도 이 시대에 한국교회가 해야 될 사명이 아닐까? 일본만 탓하지 말고 일본인 보다 더 큰 책임감으로 시민의식을 높여나갈 수 있는 일을 결심하는 광복절이 되었으면 한다.

기감 전 감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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