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이 땅의 모든 어린이들은 보호받을 의무와 권리가 있다. 따라서 이 땅의 모든 사람은 어린이들을 보호해야 하며, 털끝 하나라도 상하지 않도록 보호하고, 돌봐주어야 한다. 헌데 이 땅의 아이들은 보호를 받기는커녕, 아이를 잘 봐달고 맡긴 어린이집 교사와 원장 등에 의해서 죽임을 당해 싸늘한 주검으로 부모에게 돌아와 아타깝다. 왜 이 땅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돌봐달라고 맡긴 어린이집에서 죽임을 당하고, 당하는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일까. 참담하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어린이들이 자신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천국은 어린이들의 것이다”고 선언했다. 한마디로 어린이들의 생명의 가치와 존엄성, 그리고 인권을 높이 평가하는 말이 아닌가. 그런데 오늘 우리사회는 아이들의 생명의 가치를 하찮게 여긴 나머지 죽임당하는 아이들의 소식이 끊이지를 않고 들여온다. 누가 가행자이며, 피해자인가. 예수님의 교훈을 잃어버린 오늘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가해자가 아닌가.

죽임당하는 아이들, 학대받는 아이들을 감시하지 못하고, 이들이 대접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못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 아닌가. 스스로에게 자문해 본다. “내 일이 아니다”며, 그냥 지나쳐 버리기에는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그렇게 떠들던 정부나, 국회의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국민들은 엄중하게 묻고 있다. 사실 어린이들의 죽임당한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국민 모두는 공분을 산다. 그리고 촉구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방과 후 교실 등등서 학대받는 아이, 죽임당하는 아이들에 대한 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한다. 하지만 이러한 국민들과 학부모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당리당략에 사로잡혀 자신들의 이익만을 대변하며, 자신들을 위한 법만을 만든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어른들이 하는 일이며, 이런 사이에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우리의 아이들이 죽임을 당해 싸늘한 주검으로 우리의 곁으로 돌아오고 있다.

어린이집에 다녀오겠다고 집을 나선 5살짜리 아이가 차안에 7시간 동안 방치되었다가 주검으로 돌아오는 일이 발생했다. 또 19개월된 아이가 교사의 학대로 질식사 해 주검으로 돌아 왔다. 또 중학생이 부모의 학대로 인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이러한 일들이 어제오늘의 이야기인가. 계속해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이웃들은 무엇을 했는가.

정부에서 뒤늦게 여러 가지 방책을 내 놓고는 있지만 죽임당한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 앞에 우리는 무엇이라고 변명할 것인가. 분명 우리사회는 생명의 가치와 존엄성을 상실했다. 최소한 아이들이 보전해야 할 생명의 가치와 존엄성에 대한 자유마저 이웃들이 빼앗아 버렸다. 아이들이 연속적 죽임당하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207년 5월 어린이집에 맡긴 아이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던 ‘성민이 사건’이 다시 떠 오른다.

성민이 사건은, 성민이는 울산 북구에 위치한 한 어린이집에 다녔다. 성민(당시 23개월)이는 소장 파열에 의한 복막염으로 사망했다. 당시 성민이는 조사결과 머리, 손등, 입술 곳곳에 상처를 입은 상태에서 소장 파열로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어린이집 여자 원장과 남편은 성민이의 복부를 발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 등으로 기소됐다.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성민이가 피아노에서 떨어져 다쳤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성민이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로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만 인정했다. 한마디로 법도 죽임당한 아이를 보호하지 못했다. 2008년 6월 대법원은 원장에게 징역 1년6개월, 원장 남편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당시 유가족과 학부모들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종결되고 말았다. 법원도, 국회의원도, 법원도 성민이의 한을 풀어주지 못했다. 연이어 발생하는 어린이집 학대 사건에 울분을 참지 못한 한 네티즌은 ‘성민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청와대 계시판에 청원의 글을 올렸다. 이 네티즌은 “유아가 사망하는 끔찍한 일이 발생했는데도, 가해자들은 버젓이 다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제라도 국민들은 죽임당한 아이들의 한의 소리를 듣고, 법개정을 정부와 국회에 초구해야 한다.

굿-패밀리 대표/ 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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