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임원회의 자리에서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의 발언을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엄 목사는 큰소리로 “정관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 한기총이 언제 정관대로 운영했느냐”고 말해, 임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이에 임원들은 한 목소리로 대표회장 발언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자신들이 만든 교리와 법마저도 지키기 않는 것이 바로 한국교회이며, 성직자이라는 사실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렇다 오늘 한국교회의 일부 목회자들이 성서 위에 군림하며,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것은 비단 한기총의 이야기만으로 귀결할 수 없다. 한마디로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의 전통에서 이탈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오늘 한국교회가 분열과 다툼의 늪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는 것은, 예수님을 교리화, 제도화 시키고, 자신들이 만든 법을 지키기 않은데서 비롯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증경대표회장인 최성규 목사는 정관을 가지고 나와 한기총이 바르게 가기 위해서는 정관이 정한 대로 운영해야 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렇다 정관과 법을 무시하고, 단체를 운영한다면, 거기에는 꼭 분열과 다툼이 있게 마련이다. 한기총이 한국기독교연합과 분열된 이후 7년 넘게 고소고발사건이 끊이지를 않고 있는 이유도, 법과 정관을 무시하고, 운영되어 왔기 때문이다.

아담스미스는 “인간사회(교회)의 혼란과 고통, 그리고 다툼과 분열은 신이 원하는 질서를 파괴하는데서 온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신이 창조한 세계가 인간의 죄로 인하여 파괴되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 오늘 한국교회는 예수님을 교리화, 제도화시키고, 다툼과 갈등의 골을 메우기 위해 자신들이 만든 법과 규정마저도 지키지 않는다. 때문에 오늘 한국교회는 분열에 분열을 거듭해 왔으며, 교회의 질서는 철저히 무너지고 있다.

유럽의 허버트를 비롯한 종교개혁자들은 초자연적인 진리, 계시적인 종교를 감지할 수 있는 사람은 마음의 ‘정화’를 경험한 사람만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들은 “계시적 종교, 초자연적인 종교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제도화되고, 그 주도 세력인 성직자들이 권력투쟁에 몰입함으로써 타락하게 되어 그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것이 바로 개신교파들 사이의 교리투쟁을 빙자한 권력투쟁의 실체인 것이다. 씁쓸하지만 다툼이 끊이지 않는 작금의 한국교회의 모습이 아닌가.

이러한 권력투쟁과 이웃교파간의 대화, 그리고 이웃교단의 신앙과 신학사상을 존중하고, 기독교의 관용을 통해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서 창립된 단체들이, 종교적 관용, 정치적 관용의 정신은 실종되고, 자신들이 만든 법마저도 지키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마땅히 해체되어야 한다. 오늘 한국교회의 구석구석을 보라보면, 어디하나 성한 곳이 없다. 돈과 교리 때문에 교단이 갈라지고, 단체가 갈라지고 있지 않은가.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하다.

지난 8일 한기총 임원회에 참석한 K모 목사는 “대표회장이 ‘한기총이 언제 정관대로 운영했느냐? 정관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말한 것은 대표회장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며, 이것은 망언이다. 대표회장의 생각이 이렇다면, 스스로 대표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면서, “지금 공동회장들이 대표회장에 대한 탄핵을 논의하고 있다. 곧 탄핵의 수순을 밟을 것이다. 이번 상황은 절대 그냥 지나갈 수 없는 심각한 일이다”고 말해, 한기총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을 예고했다.

그렇다 한기총은 지난 7년 동안 바람 잘 날이 하루도 없었다. 부끄러운 자화상이지만 고소고발 사건으로 인해 대표회장의 업무가 중지되고, 변호사가 법원의 판결에 의해 대표회장 직무를 대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하나 되라는 연합정신과 사랑의 정신, 종교의 관용정신, 자신만이 옳다고 말하며, 이웃교단을 인정하지 않고, 하나님의 법, 성서의 법에서 이탈한 결과이다. 그래서 성직자들은 물론, 평신도들까지도 성서로 돌아가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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