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수 강 목사

한국교회는 1919년3월1일 기미독립선언과 삼일 만세 사건을 몸으로 체험하였으며,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은 일제의 총 칼 앞에 흘린 피로인해 태극기를 붉게 물들게 한 역사의 산증인들이다. 대한민국의 독립 기저에는 나라를 목숨처럼 사랑한 독립투사들과 애국지사, 그리고 절대 다수를 자랑하는 민중들의 나섬이 없었던들 이루어지지 못한 대 사건이었다. 신불신간에 공통분모는 모두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독립을 위한 일에 하나뿐인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교회역사가들의 증언에 의하면 한국교회 조직가운데 하나인 구역이나 속회조직은 전국적으로 일제히 일어나 1919,3,1만세사건에 사용할 태극기를 가슴에 품고 전국방방곡곡에 나누어 준 일이다. 그리고 태극기를 일시에 들고 독립을 이루기 위해 3월1일 정오를 기해 만세를 외칠 수 있도록 모의하고 모인 대다수 가운데 기독교도들과 이를 지지하는 민중의 절대적인 참여로 인해 이루어졌다고 자부할 수 있다.

벌써 광복73주년이 되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조상들의 기미독립운동의 정신을 얼마만큼 계승하고 심화발전 시켰는가를 심각하게 생각해보아야 한다. 지금 사회에서는 독립기념을 위한 광복절이 옳으냐 아니면 건국절이 옳으냐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사실 이 나라는 73년간 광복절을 기념하고 있다. 한국교회 입장에서 보면 사단의 무리들이 우상을 섬기는 가까운 일본을 동원하여 어린양과 같은 순전한 대한민국 백성들에게 식민지라는 굴레를 씌워 언어 찬탈, 국어 찬탈, 종교 폐쇄, 종교인등 요인사찰 등등으로 국권을 유린한 것도 모자라 내선일체라는 굴레로 대한민국 백성들의 자유를 억압하였다.

신앙의 선배들은 이러한 위기순간에 안일무사 보다도 교회의 자원을 총 동원하고 개인의 삶을 당연히 희생의 각오로 분연히 나라의 자유 독립을 위해 총 궐기 했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교회는 나라가 어렵고 사상적으로 국가의 정체성이 이동하는 과정 중에 있어도 나서기는커녕 못 본체 하는 모습이다. 보수면 어떻고 진보면 어떠냐? 그리고 우측이면 어떻고 좌측이면 무슨 상관이냐는 생각과 의중을 도무지 헤아릴 수 없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한국교회는 이제 나라 정치와 이념과 사상에 대해 좋게 말하면 초연한 자세를 취하는 것 같고 나쁘게 표현 하면 수수방관하는 모습이다.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데 무슨 제목으로 하는지도 모르겠고 나라가 어디로 흘러가야 하는지 확실한 대안도 전무한 것 같다. 한국교회는 사회와 나라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도 모른다. 이제 한국교회는 교회옥상에 태극기 다는 것도 위정자들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실정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앞서기도 한다.

기독교의 역사를 보면 사회든 국가든 정치인이든지 아무리 세상의 권력을 장악한 권력가들이라도 그들이 권력과 정치력을 남용하거나 잘못 사용할 때에는 올바른 길을 제시하여 바른길로 가도록 앞장을 섰다. 그렇게 하다가 혹 감시를 당하고 자유가 잠시 박탈당하는 수몰 정도는 기꺼이 감당할 수 있었다. 단기간 바르게 되지 않는다 해도 낙망치 않고 장기간 걸쳐 꾸준히 삶을 걸고 진행해 나갔다.

이제부터라도 한국교회는 하나님으로부터 부여 받은 세상에서의 교회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교회를 지도하는 교역자인 목회자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먼저 교회 자체 속이나 사회의 불의 부정에 대해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 세상 권력에 기생하려고 양심을 팔아먹는 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 왜 교회는 국가권력을 가진 정치인들에 대해 약한 모습을 보이는지 의문스럽다. 세례 요한이나 예수 그리스도처럼 당시 종교 권력자들과 바리새파나 사두개파의 요인들에게 저주를 퍼 부은 것은 그들은 종교를 앞 세워 신자들의 등골을 빼먹는 불의한 자들이기 때문이었다.

현대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모여드는 신자들에게 마치 신의 대리자처럼 지도자중심 운영권을 거머쥔 종교 권력가가 되어 있음이 문제다. 이 나라가 독립을 쟁취할 때에 지도자들도 중요했지만 사실 신자들과 민중들이 직접 나섰다는 사실이다. 오늘의 한국교회는 자칫 잘못하다가는 교회는 신자들은 바보가 되어버리고 신의 대리자를 자처하는 지도자들의 천국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교회는 세상에 존재가치가 없어져 저절로 빈공간만 남게 될 우려성이 제기 된다. 이제라도 한국교회의 지도자들과 절대 다수의 신자들은 각성하여 나라 지키는 일이나 교회 지키는 일은 어느 집단의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모두 다 같이 하나로 힘을 모을 때만이 가능함을 알아야 한다. 73년 전 독립을 위해 목숨 걸고 나라 지킨 선배들의 흔적을 지우지 말았으면 한다.

필운그리스도의교회/ 본지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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