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승 자 목사

오늘날 한국 개신교는 종교개혁의 전통에 서서 상호간의 역사적 차이를 존중하고 보완하는 선교전략을 세우는데 실패했다. 성서의 중심메시지는 인간 해방을 이룩하고, 정의로운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이 땅에서 실현하는데 있다. 구약성서는 인간을 영과 육으로 분리해서 이원론적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이 둘은 분리될 수 없다. 이런 이원적인 사상은 영지주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요한복음의 빛과 어둠, 바울서신에 나타나는 영과 육의 이원론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영지주의적 인간이해에 기초한 구원론은 지금까지 전통적 선교론에 큰 영향을 주었다. 전통적 선교론은 인간 사후의 구원을 목표로 한다. 반면 사회 선교는 현재 살아있는 인간과 사회구원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전통적 선교는 인간 구원의 문제를 내세와 관련시켜 생각하지만, 사회선교는 인간 구원의 문제를 현재의 상황에서 해결하려고 한다.

즉 이 두 개의 선교론은 그것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 시간들이 다르다. 또 전통적 선교의 구원론은 현재의 시간에는 관심이 없고, 미래의 종말적 하나님나라에 관심을 둔다. 사회선교론은 지상에서 이루어질 하나님나라를 문제 삼는다. 한편 전통적 선교는 인간이 지향해야 할 미래, 인간의 신화, 그리스도의 높임 받음. 그리스도의 승천을 중요시 한다. 하지만 사회선교는 하나님의 나라가 오늘 우리를 향해서 오는 것, 하나님나라가 다가오는 미래, 하나님의 인간화(성육신), 그리스도의 낮아짐, 그리스도의 오심(성탄절)을 중요시 한다.

또한 전통적 선교론은 개인주의적 차원에서 개개인간의 인격적 실존을 문제 삼지만, 사회선교론은 사회적 차원에서 인간관계를 중요시 한다. 따라서 전통적 선교론에서는 구원을 향한 인간의 개인적 회심과 결단이 문제가 되며, 동시에 윤리적 차원에서도 개개인의 양심에 따른 행동을 중요시 한다. 그러나 사회선교론은 개개인의 구원을 사회적 연계성에서 파악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조건의 변혁이 문제되며, 윤리적인 차원에서도 인간이 살아가야 할 공동체성에 합치되는 행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 고독한 개인의 실존적 결단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사회적 조건으로서 인간들 사이의 연대성이 문제된다. 또한 사회와 자연 등 하나님의 창조물 전체의 구원을 문제삼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이 두 선교론은 인간론에서 뿐만 아니라 구원론에 있어서도 그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따라서 이 두 선교론은 오늘 한국교회 안에서 논쟁되어 왔으며, 지금도 끊임없이 논쟁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의 선교가 예언자의 전통과 예수님의 전통을 이어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역사의 현장, 예수님의 삶의 현장에 맞추어져 있느냐는 것이며, 그 곳에 교회를 세워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버림받은 사람, 천박한 사람, 경제적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 전쟁과 기아로 인해 고난당하는 사람, 그리고 조국과 고향을 떠나 유리방황하는 떠돌이 등과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처음 한국교회가 벌인 하나님나라운동이었다. 오늘 한국교회는 이들의 자유와 행복, 그리고 평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기도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가 말하는, 아니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나라의 선교이다.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에는 “하나님의 나라가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고 기도한다.

햇빛중앙교회•본지 후원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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