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참하게 수해 피해를 입은 현지.

국제구호개발기구 게인코리아(대표 최호영•GAiN Korea)가 라오스 남동부 세피안 강 세남노이 댐 붕괴로 고통을 당하는 수재민들을 돕기 위한 긴급 구호에 나섰다.

38명의 자원봉사팀은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아따쁘 주 싸남싸이 군 수해현장을 찾아 수재민들에게 생필품을 지원하는 등 아낌없는 봉사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

게인코리아와 현지 자원봉사팀은 팀원인 신싸이 아버지가 시무하고 있는 싸남싸이 군의 밋쌈판 교회와 사택에 머물면서 구호활동을 전개했다.

간경화로 치료를 받고 있는 분씨안 목사는 “10년 전에 교회를 짓기 시작했으나 아직 완공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그래도 자원봉사팀이 교회에 머물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곳에 머물면서 게인코리아 자원봉사팀은 주위 네 개 학교와 군청 주위에 대피해 있는 수재민들(타르힌 마을 129가족, 타셍짠 48가족, 사몽타이 15가족, 코콩143 가족, 마이 144가족) 모두 479가족에게 생필품을 전달하고, 어린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마련해 나누어 주기도 했다.

팀 리더인 싸이는 “밋쌈판 교회를 중심으로 구호물품을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수재민들이 네 개의 학교와 주위 텐트에 흩어져 있어서 꼭 필요한 사람 우선으로 구호품이 전달될 수 있도록 상황을 파악하고 분배했다”고 설명했다.

게인코리아 최호영 대표도 “첫날 무지개를 보며 수재민들의 회복에 대한 희망을 품었다”면서, “여러모로 수재민들을 도울 수 있었다. 하루만 더 늦었더라도 싸남싸이 군에서 나오는 다리가 끊어져 고립되어 봉사팀이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군청 직원 중 한 사람은 “필요한 가정 우선으로 균등하게 물품을 나누어 주는 것을 보고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평했다.

아울러 자원봉사팀은 매일 번갈아 가며 싸남싸이 고등학교와 밋쌈판 초등학교, 밋쌈판 유치원, 우돔싸이 초등학교를 방문해 길을 평탄화 하는 작업을 했다. 또 한쪽에서는 어린이들을 모아 그림그리기와 노래와 율동을 가르치고, 남자들과 어린이들을 위한 이발소도 운영했다.

뿐만 아니라 삼삼오오 흩어져 동네 청소를 하고 수재민 가족텐트나 20명씩, 30명씩 모여 있는 학교교실을 방문해 수재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위로했다.

여섯 명의 가장인 팃빠칸은 “집도 논도 쓸려가 버렸고, 키우던 가축 10마리도 잃었다”면서, “지금은 먹을 것이 있어 괜찮지만, 집에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퐁은 남편과 딸과 손녀 둘을 잃고 실의에 빠져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이 없다”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자원봉사팀은 이들을 조금이나마 더 위로하기 위해 나오기 전날에는 군청에 마련된 무료급식소에서 청소하고, 음식을 만들어서 배분하는 일을 실시했다.

▲ 구호품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모든 봉사를 마친 후에 자원봉사팀원들은 한 목소리로 함께 수재민들을 돕는데 조금이나마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몬은 “수재민들의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는데 모두가 함께 준비하고 섬기고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져서 감사하다”며, “이 일로 많은 사람들이 라오스를 알게 되고 기도하게 된 것을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선니는 “몸이 안 좋아 음식도 못 먹고 구호품을 쌓아놓고만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족들의 손을 놓쳐서 생사를 확인하지 못해 근심하는 사람이 있어 다시 가서 위로하고 소망을 잃지 말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팀원들의 리더 격인 에어반은 “물건만 주고 가버릴 수도 있는데 직접 위로하고 실생활을 도와줄 수 있어서 감사하다”면서, “군인들과 기자와 함께 헬기를 타고 이틀 간 고립된 수몰 지역에 들어가서 상황을 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 지역에는 먹을 음식도 없고 불도 들어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군인들이 실종된 사람들을 찾고 있는데 흙속에서 구출하기가 너무 힘들고, 진흙 때문에 스캔장비도 제 기능을 못한다고 한다. 사망자 숫자도 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에어반의 말처럼 수해지역은 처참한 상황이다.

수해지역 중 세 군데가 아직도 고립되어 있다. 배로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아서 헬기로만 접근이 가능하다. 현재 고립된 지역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음식도 부족하며 화장실도 샤워할 만한 곳도 없다. 허리까지 쌓여 있는 진흙길을 뚫고 들어가야 하며, 어린 아이가 열이 나서 밤새 울어도 뾰족한 수가 없다. 여기에 설사 환자들도 많으며, 8월 9일에 고립된 지역에서 아이가 태어나 헬기로 이송되기도 했다.

수재민 대피소도 여러 가지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구호품을 실어 나르는 차에 두 살된 아이가 치이는 사고가 일어났으며, 고립지역과 수재민 보호지역의 안전을 위한 조치가 필요한 상태다.

더욱이 9월이면 학교가 시작되기 때문에 학교 교실에 머물고 있는 수재민들을 한동안 이주시킬 집단촌을 SK측에서 만들고 있지만, 약 6600명으로 예상되는 수재민들이 모두 이주하기는 장소가 협소한 편이다.

이에 자원봉사팀장인 싸이는 “싸남싸이 주에 들어오기까지 절차가 복잡해 4군데에 허락을 받아야 했으나, 잘 통과하여 모든 팀원들이 자원함으로 돕고 섬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감사하다”면서, “가능하면 더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한 번 더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게인코리아 최호영 대표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우리가 한 일은 아주 조그만 일에 불과 하지만, 하나님이 받으시면 이 땅이 복을 받을 것”이라며, “어떤 것은 지금 당장 열매가 보이지만 어떤 것은 지금 당장 확인되지 않는 것도 있다. 그러나 여러분이 심은 기도와 수고는 결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하나님은 여러분이 심은 사랑의 손길을 결코 잊어버리지 않으신다”고 격려했다.

▲ 라오스 자원봉사자들.

한편 GAiN(Global Aid Network)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삶을 회복시키고 희망을 심어주는 국제 구호개발 단체로, 독일과 미국을 비롯한 11개 국가에 설립되어 지구촌 52여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게인코리아는 지난 2009년 4월에 설립되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들의 삶의 변화를 도모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라오스, 인도, 파키스탄에 게인스쿨을 운영하면서 차세대의 지도자를 양성하고 있으며, 2011년 충주에서 멘토링을 처음 시작한 이래로 2018년 현재 서울과 수원을 비롯한 7개 지역에서 청소년들을 결연해 멘토링을 하고 있다.

또한 탄자니아, 베냉 등지에 35개의 우물을 지원해 35000여명 이상의 주민들에게 혜택을 주었고, 대북사업으로 4년 동안 빵공장을 운영해 2700명의 아이들에게 점심 빵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아이티 지진, 파키스탄 홍수, 일본 쓰나미, 필리핀 태풍, 네팔 지진 등의 긴급 구호에 힘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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