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병 환 FC

고령 사회로 접어들었지만, 우리나라의 노후 준비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지난 3일 국민연금연구원이 통계청 사회조사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사회조사를 통해 살펴본 노후준비 경향’ 보고서에 따르면 10명 중 3명은 노후 준비를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노후 준비에 있어 국민연금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올라간 점입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60%에 이르던 2007년에 비해 2017년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45%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한 이들 가운데 국민연금을 가장 선호한다고 답한 비율은 2007년 41.1%였던 것이 2017년 57.0%로 크게 늘었습니다.

소득대체율이란 은퇴 전 소득 대비 은퇴 후 예상 소득의 비율을 말합니다. 만약 은퇴 전 200만원의 소득이 있던 사람이 은퇴 후 100만 원을 받게 된다면 소득대체율은 50%입니다. 일반적인 노후보장을 위한 소득대체율은 70% 정도이며, 권장 소득대체율은 80%입니다.

소득대체율이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의 선호도가 크게 오른 이유는 저축, 연금 등 다른 노후 준비 수단의 신뢰성이 더 크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사적연금을 가장 선호한다는 응답은 2007년 16.2%에서 2017년 8.5%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으며, 예금·저축 등을 선호한다는 응답 역시 23.1%에서 15.5%로 크게 줄었습니다. 부동산 투자를 선호한다는 응답만 6.9%에서 5.4%로 그나마 적은 차이를 보였습니다.

보험개발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사적연금의 공시기준이율은 2007년 7월 5.0%였으나, 2017년 7월에는 2.4%로 절반 이하까지 하락했습니다. 예금과 저축의 이자율 역시 2007년 7월 3.2%였으나, 2017년 7월에는 1.1%로 3배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변액보험 역시 뉴스핌에서 생명보험협회 변액보험수익률 공시를 분석한 결과 2009년 이전 가입한 변액유니버셜보험의 연 환산 평균수익률은 0.8%로 매우 낮았습니다. 부동산만이 최근 10년간 평균 21% 오르면서 불패 신화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강남과 반포 등은 평당 3천만 원에서 1억 원까지 올랐습니다.

한편 같은 기간 동안 물가상승률은 평균 3.1%를 기록했습니다. 부동산을 제외한 다른 투자처 모두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수익률을 나타낸 것입니다. 이를 해석해보면 노후를 위해 저축하거나 사적연금에 투자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화폐가치가 떨어져 손해를 본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을 신뢰하는 국민의 선택은 옳은 것일까요? 지난달 17일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에서 발표한 ‘국민연금 재정추계 및 개선방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재정 악화와 고갈로 인해 재정고갈 예정시기가 2013년 추계 때보다 3년 빠른 2057년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위원회는 ‘더 오래(60세 -> 65세)’, ‘더 많이(소득의 9% -> 13.5%)’ 내고, ‘더 늦게(65세 ->67세)’ 수령하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소득대체율 역시 내년부터 매년 0.5% 포인트씩 하락해 2028년에는 40% 이하로 낮춰질 예정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소득의 4.5%를 더 내야하기 때문에 다른 노후 대책에 투자할 여력이 더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노후는 분명 눈앞에 보이는데 마땅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상황을 타계할 해결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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