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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 교수] 루터 오백주년과 종교개혁의 재발견 (54)
김재성 교수  |  webmaster@c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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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2  16: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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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재 성 교수

“자유의지는 포로가 될 것이므로 죄짓는 용도 외에는 쓸모가 없다. 만일 하나님의 도우시는 조치로 해방되지 않는다면, 의를 행하는데도 쓸모가 없다.”

어거스틴에게서 자유란 선을 선택하고 완수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데, 타락한 인간은 결코 이 능력을 소유할 수 없다. 어거스틴이 제기했던 문제의 핵심을 칼빈도 역시 파악하고 있었고, 원죄의 영향력에 관한 논의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기독교 강요』 제2권 1장에서 5장까지 무려 100페이지 걸쳐서 상세하게 사람의 비참한 현 상태는 죄의 영향으로 인해서 의지의 자유를 빼앗긴 채 종의 상태에 매여 있음을 강조했다. 인간은 자연적인 본성으로는 구원을 받을 수 없다. 인간의 본성은 죄로 인해서 죽음과 정죄의 굴레 하에 놓여있다. 따라서 인간은 하나님과의 화해를 이루고자 오신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어거스틴의 가르침을 근거로 하여 칼빈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라는 용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 용어를 계속 사용하게 되면 크나큰 위험이 따르게 되므로, 오히려 그것을 폐기하는 것이 교회를 위하여 큰 유익이 되리라고 본다. 나 자신은 이 용어를 쓰지 않을 것 이고, 혹 다른 사람들이 나의 조언을 구한다면, 그들에게도 역시 쓰지 말라고 말하고 하고 싶다.”

어거스틴이 고심했던 문제들은 다소 완화된 형태로 중세 시대에 확산되었으며, ‘반펠라기우스주의’(semi-pelagianism)라는 개념으로 규정되어진다. 중세 로마가톨릭교회는 구원에 대해서 변형된 교리를 가르쳤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하나님의 은혜로 믿음의 생활을 시작하지만, 각자 자신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거룩한 생활을 증진시킨다고 가르쳤다. 이런 신인협력이 선행과 공로를 이루게 한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들의 선행에 대한 보상으로 구원을 베풀어주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일곱 가지 성례에 참가하여 은총의 주입을 받아야만 한다고 가르쳤다.

여전히 루터와 칼빈이 살고 있던 시대에도 로마가톨릭의 구원론에 핵심으로 가르쳐지고 있었다. 로마가톨릭에서는 원죄의 개념을 받아들이지만, 그 영향에 대해서는 어거스틴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평가하였다. 원죄의 영향으로 인간의 의지가 다소 손상이 되었을 뿐이라며, 인간의 자유의지가 하나님의 은총과 협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로 수도원에서 널리 확산되었던 반펠라기우주의는 오리겐의 낙관론에 영향을 받은 존 카시안이 널리 확신시켰다. 주후 430년, 그의 사망과 함께 그의 저술들이 논란에 휘말렸으며, 주후 529년에 제2오렌지 회의에서 정죄되었다. 하지만, 그 후에 다시 되살아나서 중세시대에 확산되었다.

지금까지도 인간의 본성에 관련된 논쟁은 현대 기독교 신학자들 사이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17세기에는 유사한 알미니안주의가 파생되었고, 부흥운동에서 즉각적인 인간의 결단을 촉구하던 요한 웨슬레가 이를 흡수했다. 19세기에는 미국에서 챨스 피니가 반펠라기우스주의를 채택했고, 실용주의, 상업주의, 자기 결단적인 도덕주의 운동 등이 연계되어져 있다.

죄라는 것이 그저 단지 악한 행위에만 관련되어 있는 것이라면, 충분한 교육과 도덕적인 갱신을 통해서 교양을 증진시키고, 사회전체를 잘 정비된 법률을 통제수단으로 관리한다면 불의와 불법을 약화시키고 건강한 국가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인류 역사상 지금까지 그 어느 시대 그 어느 국가에서도 사람들의 조직이나 사회적 구조 속에는 악행이 전혀 그치지 않고 있으며, 죄는 마르지 않고 확산되고 있을 뿐이다. 아담의 원죄와 그 죄책의 전가로 인해서 원천적으로 오염된 추악함으로 물들어진 인간세계는 가해자와 피해자로 상호 맞물려있다.

 <계속>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조직신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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