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창훈 목사.

노회에서 뽑아준 총대가 되어 해마다 총회에 참석할 때마다 예외 없이 겪는 일이라 올해도 역시 피곤하고 지루한 토론과 입씨름만 구경하고 오겠지 하는 체념으로 참석을 했다가, ‘세상에 이런 총회도 있구나’하는 감동과 탄성을 연발하고 마무리한 총회가 예장합동 대구 반야월교회(총회장 이승희목사)에서 열린 103회 총회였다.

지난 긴 세월동안 월요일 오후부터 금요일 오전까지 회의를 진행하여도 처리해야 할 문제와 안건들을 산더미처럼 남겨두고 폐회를 선언해야 했다. 그런데 이번 총회가 모든 이의 박수를 받고 은혜 중에 마치게 된 것은 몇 가지 충분한 이유가 있었고 또 우리 모두가 배워야 하겠기에 같이 나누고자 한다.

첫째, 리더의 준비성이다. 총회장의 직책을 맡을 목회자가 나름대로 준비는 하겠지만 이번에 총회장을 맡은 이승희 목사의 경우는 본인이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두 주간 동안 회무에서 처리해야 될 문제와 안건에 대해서 철저하게 공부를 했고, 안건이나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와 기도를 통해 해결책을 준비해왔다는 것이다. 총회장이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어떤 방안이나 해결책이 옳은가도 잘 알고 총회를 이끌 때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시간의 절약을 위해서 대안을 준비했다. 총회로 모이면 총대만 해도 1,500명이 넘고 언론 및 방송사 그리고 외부 참석 인사까지 합치면 1,700여명의 인원이 먹고 마시고 배설하고 휴식하게 되는데 이때 총대들의 활동공간이나 이동시간을 편리하고 빠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해마다 점심과 저녁식사 때가 되면 노회별로 동기별로 모임별로 모이고 이동하고 식사하고 돌아오느라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 이번에는 대형교회의 찬조를 받아 식사를 총회 장소에서 해결하여 평상시 보다 절반이상 시간을 절약했다. 외부에서 이리저리 찾아다니고 허비하던 시간을 대폭 줄여서 시간과 피로감을 줄이는 총회였다.

셋째, 총회의 에너지가 허비되는 것을 막았다. 각 교단 총회마다 지루한 공방을 하고 격렬한 대결까지 가다보면 거룩한 총회의 영적 에너지가 소진되고 허비된다. 이번 총회는 한사람이 한 안건이나 문제에 대하여 두 번 이상 발언하지 못하게 하고 총대들의 감정과 분위기까지 조절하여 큰소리나 격렬한 공방 없이 순조롭게 진행하여 에너지가 허비되는 것이 아니라, 영적 에너지가 소생하는 총회였다. 총회 때마다 마이크 잡고 설치던 사람들을 멋지게 제지한 결과였다. 그리고 오후나 저녁 회무 시작할 때 총대전체가 통성기도를 하므로 영적 재충전의 기회도 되었다.

넷째, 쉬는 시간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높였다. 총회 때 보통식사가 끝나면 끼리끼리 모여서 차 한 잔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이번 총회는 식사 후 다음 회무가 시작될 때까지 미니 음악회를 개최하여 흥미롭고 감동이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그래서 식사하고 나면 음악회를 기다렸고 너무나 좋은 시간을 제공 하였다는 것이다.

다섯째, 감동이 있는 총회였다. 총회의 회무가 진행되면 대부분 돈 문제가 화두가 되어 시간을 끌고 회무자체를 추하게 만들고 만다. 이번에는 잘못 집행한 위원회나 부서에 대한 감사부의 날카로운 보고도 통쾌했지만 통쾌함을 넘어 진한 감동의 현장은 신임 총회장 교회에서 총회 소속 농어촌 목회자 자녀들에게 1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듣지도 보지도 못한 감동의 현장이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로 진행되지만 총회 현장에서 리더가 누구냐에 따라서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이번 총회에서 모두가 눈으로 보았다. 불의와 타협하는 비뚤어진 양심의 소유자는 리더로 세우지 말아야 한다. 또 물질에 눈이 어두워 돈을 탐하는 자를 리더로 세우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정직과 함께 신뢰를 얻어 회의를 잘 이끌 수 있는 사람을 리더로 세우는 것이다.

한 가정도 가장이 제 역할을 못하면 가정에 문제가 생기고 큰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총회를 움직이는 총회장의 자리는 너무나 책임이 막중하기에 교권과 이권에 눈먼 사람이 아닌 참된 지도자를 찾아서 세워야 할 것이다.

동아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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