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인 찬 목사

사람들은 내가 만든 관념으로 착각하고, 착각을 만들며 산다.

많고, 심한 착각 중에 성전(聖殿)과 교회(敎會)에 대한 편견과 착각은 하나님의 교회나 성전은 하나님의 것이기에 망하거나 패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전과 교회의 역사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뿐만 아니라 성경도 성전과 교회의 파괴 또는 무너짐을 분명히 하신다.(마24:1~2. 계 2:5)

예루살렘성전은 3차에 걸쳐 건축되고, 파괴되었으며, 오늘날 이 지구상에 건축물로서의 성전(聖殿)은 없다.
믿음은 보이는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데서 시작된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성전의 파괴를 선언하셨을 때, 제자들은 그 뜻을 깨닫지 못했을 뿐만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그 어마어마하고 아직도 건축이 완료되지 않은 아름다운 예루살렘성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여 성전파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예수님은 예루살렘 성전이 완전히 파괴될 것을 거듭 말씀하신다.

B.C.1445년에 만들어진 성막은 B.C.959년까지, 487년간 예배의 처소로 존속했다. 그 이후, 예루살렘 성전의 종교적 유물로 보관되었으나(왕상8:4) 바벨론 왕 느브갓네살에 의한 성전 파괴 때(B.C.586) 사라진 것으로 추정한다.

성막(Tabernacle)의 발전 형태로서의 성전은 이스라엘 역사상 세 번에 걸쳐서 세워졌다. 솔로몬 성전(B.C.959; 왕상6:1-38), 수룹바벨 성전(B.C.516; 스6:15-18), 그리고 헤롯 성전(B.C.20-A.D.63)이 바로 그것이다.

이 성전들은 다 무너졌고, 불태워졌으며 사라졌다.

하나님의 임재 처소로 믿었던 성전이 무너질 때마다 이스라엘은 크게 놀랐으나 돌과 쇠로 만든 건이 하나님의 처소가아니라, 그 곳을 당신의 처소로 삼아 주신 것에 불과했다.

성전은 하나님 임재의 상징적 처소요, 예수님의 사역의 예표이며, 그 흥망의 역사가 이스라엘 신앙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출애굽한지 480년 만인 B.C. 966에 착공하여 7년6개월의 공사를 거쳐 B.C. 959년, 예루살렘의 모리아산(Mount Moriah)위에 이스라엘 역사상 제1성전으로 불리는 일명 솔로몬 성전이 준공되었다(왕상6:1-38). 이 성전은 준공된 지 373년만인 B.C. 586년에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의 제3차 침공 때, 남 왕국 유다의 멸망과 함께 완전히 훼파되었고, 성전의 금, 은, 놋기명과 보물들은 모두 바벨론으로 옮겨졌다.

스룹바벨 성전이라 불리는 제2성전은 B.C. 586년 솔로몬 성전이 함락된 후 B.C. 516년 건축한 것으로 옛 솔로몬성전에 비해 크게 초라했다. 또한 포로 귀환 이후 바사(persia) 식민지 상태에서 건축한 것으로 선지자 학개도 언급했듯이 그 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방 이두매(Idumea) 출신인 헤롯은 유대인들에 대한 유화정책으로 헤롯성전을 건축했다. 옛 성전 터 위에 B.C. 20년에 착공하여 외형은 9년 만에 완성되었으나 세부공사는 A.D. 63년경에야 비로소 완성되었다. 무려 83년에 걸쳐 건축된 헤롯성전은 그 성전의 본체이신 하나님을 믿지 않은 불신앙의 결과로 완공된 지 불과 수년 후인 A.D. 70년에 로마군에게 저항하던 예루살렘이 함락되면서 성전도 불탔다. 성전을 태우는 불로 성전을 장식한 금들이 녹아 돌 사이에 스며들었고, 로마 군인들은 이 금을 얻기 위해 모든 돌을 다 해쳐가며 금을 채취해 돌 위에 돌이 남지 않았다.

성지순례 중에 소아시아의 폐허되어 돌무더기가 된 옛 교회 터를 찾아 둘러서서 말씀을 상기하며 기도하고, 은혜를 되새긴다. 교회 유적지에서 폐부(肺腑)를 찌름 당하는 것은 흥했던 교회도 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건축물이건, 공동체건 세상의 영광은 꽃처럼 사라질 것이다. 아름답고 웅장했던 성전과 오늘의 초대형, 초호화 예배당도 무너지고, 사라질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을 좇지 않고, 참 성전이신 주님만을 섬겨야 할 이유다.

눈에 보이지 않는 참 성전을 쫓는 제자의 길은 세상의 형통과 영광의 길이 아니다. 오히려 역경과 고난의 길이다. 성경은 이 길을 좁은 길, 좁은 문이라고 했다.(마 7:13.14) 예수님이 세상의 미움과 핍박을 받고 죽으신 것처럼 그 제자들도 고난의 길을 걷는 것은 필연이다.

종말이 다가 올수록 악의 세력은 기승을 부릴 것이며, 한층 위세를 떨치겠지만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승리의 신앙으로 무장하고, 주님의 재림을 소망하되 그릇된 종말론을 경계하며, 담대한 믿음으로 환란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믿음으로 인내하며 주를 따른 제자는 최의 승리를 얻을 것이다.(마24:13)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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