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평화와 한민족의 화해는 이제 남북한의 문제를 넘어 세계의 문제가 됐다. 그것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가 곧 세계평화를 담보하기 때문이다. 세계는 제3차 남북한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 그리고 앞으로 있을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힘에 의한 평화(팍스)를 원하지 않는다는데 공감했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역시 핵무기를 포기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봉사하겠다는 입장을 남북정상회담서 분명히 밝혔다.

지난 2년 동안 한반도 안에서의 핵무기를 둘러싸고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긴장상태에서 마음을 조이며, 언제 한반도의 상공에서 핵폭탄이 떨어져 한 번에 수백 만 명의 목숨을 앗아갈 것을 생각했던 지난날을 생각하면, 국민 모두는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아무튼 요즘 한반도에 평화의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제2차 북미 정상회담도 갖는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유독 한반도의 평화에 대해서 무조건 반대하는 그룹이 있다.

바로 한국교회의 보수적인 목회자들이다. 이들은 예수님의 평화, 샬롬을 말하지 않는다. 가진 것이 너무 많아 그것을 지키기 위해 ‘로마의 평화’(팍스)를 말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무엇인가 엄청나게 주고 온 것처럼 의심하며, 무조건 남북대화와 한반도의 평화, 한민족의 화해를 부정한다. 그것은 이들의 마음속에 ‘공산당은 무조건 싫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이 무조건 싫다’, ‘북한은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다’ 등등의 관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예수님의 ‘샬롬’을 외치지 않는 것은 분명 성서에서 이탈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면서 이들은 한국교회의 담임목사 세습에 대해서 찬성하며, 세습을 반대하는 목사와 교인들을 강하게 비판한다. 이율배반적이며, 한국교회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오늘 남북한 정상과 세계는 새로운 미래를 향해 손을 잡고, 한반도의 평화와 한민족의 화해, 남북한 민족이 함께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 논하고 있는데, 한국교회는 왜 관념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는 것인가. 국민들은 묻고 있다. 목사들로부터 SNS를 통해 날아오는 모든 글들은 하나같이 예수님의 평화의 글은 없다. 오로지 ‘로마의 팍스’를 강조하는 글들이다.

히틀러가 유대인 500만명을 학살하는데, 히틀러 혼자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독일교회와 유럽교회의 “유대인은 예수님을 십자가 달려 죽임을 당하게 했다”는 관념이 이들을 학살했다. 한마디로 히틀러가 유대인 500만명을 학살하는데 교회들이 협력했다. 히틀러 암살음모로 구속된 변증신학자 본회퍼는 감옥 안에서 하나님 없는 하나님 앞에 선 죄수들을 보면서,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에 협력한 독일교회와 유럽교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유럽의 교회들은 히틀러의 만행에 가장 큰 협력자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 독일교회는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서 철저하게 회개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독일은 동독과 서독으로 갈라져 있었지만, 교회만큼은 하나였다. 서독교회는 동독교회를 통하여 동독의 정치범과 양심수를 돕는데 앞장섰다, 독일통일의 중심적인 역할을 감당했다. 여기에는 예수님의 ‘샬롬’이 크게 작용했다. 동서독교회는 ‘로마의 평화’를 거부했다. 독일교회는 통일된 후에도, 전쟁과 기아, 독재정권 아래서 고난당하는 세계민족을 경제적, 정신적으로 지원하며, 과거 자신들이 저질렀던 잘못을 회개했다.

오늘 한국교회는 독일교회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서 일부 한국교회가 주관하는 한반도의 평화와 한민족의 화해를 위한 포럼 및 세미나에 여지없이 독일통일문제가 거론되는 이유이다. 남북한 민족의 언어와 문화, 풍습이 서로 다르지 않다. 같은 한민족이다. 서로 헤어져서 살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런데 분단 이전부터 우리민족의 문제를 우리의 땅에서 함께 논의하고, 결정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는데 서글프다. 지금도 남북한의 문제는 주변 강대국들의 손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기만 하다.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예수님의 시간과 장소로 돌아가 분단의 현장에 교회를 세우고, 한반도의 평화(샬롬)와 한민족의 화해를 위해서 외쳐야 한다. 세계는 오늘 한반도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평화에 봉사하자. 이것이 바로 한국교회가 성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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