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자 목사
초신자들에게 대표기도를 하라고 하면, 머뭇거리기 일쑤다. 그것은 기도의 뜻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은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한 교인이라도 마찬가지이다. 가슴에 담아둔 하나님을 향한 기도를 드리지 않고, 지식적으로 기도를 한 까닭이다.

삼복덕위가 한창인 한여름 서울 모교회의 헌신예배에 초청받았다. 그날 대표기도를 담당한 교인은 대한민국 최고학부를 졸업한 엘리트 약사집사였다. 교회의 모든 회의에서 교인들을 리더 할 정도로 쾌활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교인들 사이에서 방귀깨나 꾸는 교인이었다. 헌금도 많이 하고, 지식도 풍부하기 때문에 교회의 일꾼으로 장로감이었다. 한마디로 믿음의 척도가 헌금의 액수라는 것과 식견만 높으면 교회의 요직을 맡을 수 있다는 한국교회의 병폐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씁쓸했다.

이날 헌신예배에서의 기도는 처음에는 매우 좋았다. 집사의 입에서 술술 나왔다. 30초정도 시간이 흘렀을 때, 선풍기 바람에 기도문이 날아가 버리면서 문제가 생겼다. 1.2분의 시간이 흘렀다. 성질 급한 교인들은 눈을 뜨고, 약사집사의 당황하는 모습을 보았다. 기도문을 잡으로 강대상 아래로 내려갔다. 또 기도문은 삼복위에 틀어놓은 선풍기 바람에 날아가 버렸다. 그리고 강대상으로 올라와 큰소리로 ‘기도 끝’ 하고 외쳤다.

교회 안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기도의 마무리를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고 했어야 했다. 당황한 나머지 ‘기도 끝’이라고 외친 것이다. 기도훈련이 전혀 되지를 않은 교인이다. 기도는 마음속에 담아둔 이야기들을 끌어내어 하나님과의 대화이다. 그래서 기도는 가슴에서 나온다고 했다. 괴로울 때나, 즐거울 때나, 밥을 먹을 때나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인들은 하나님을 향한 감사의 기도를 드릴 줄을 모른다. 어려운 때, 절박한 상황에서 하나님을 찾는다. 또한 자신의 삶속에서 저지른 잘못에 대해 회개의 기도를 드릴 줄 모른다. 이 약사집사의 행동은 당연한 것이었다. 평소 기도를 안했으니, 급박한 위기를 넘길만한 능력이 없었다.

성서는 “구하라 그리하면 주실 것이다”고 기록하고 있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울부짖는 자식에게 떡 하나를 더 주듯이, 하나님도 간구하는 자의 기도를 들어주신다. 하나님께서 간구하지 않는데 들어주시겠는가(?) 그래서 교인들은 골방에 앉아서 가족과 교회, 그리고 나라를 위해서 하나님께 간구하는 것이다. 오늘 이 민족을 긍휼히 여기사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은, 어려움에 처한 나라와 민족, 그리고 한국교회를 위해서 기도하는 백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나님께 간구하는 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

햇빛중앙교회·충주금식기도원 원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