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가짜뉴스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얼마 전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를 생산 유포하는 자를 엄벌에 처하라고 검경에 주문했다. 이어 국무조정실은 지난 10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명백한 허위·조작 정보는 이번에 단호히 척결돼야 한다”며 강경대응 의지를 거듭 밝혔다.

국무총리까지 나서 가짜뉴스에 대해 엄정 처벌 방침을 밝히자 가짜뉴스도 일종의 표현의 자유인데 무조건 처벌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신중론과 그 폐해의 심각성을 들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맞서고 있다.

지난 10일 시작된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국무총리가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 대책을 지시한 것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선 어떤 비판도 하지 말라는 공식적인 대국민 경고이자 위협으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또한 “독재는 총칼로만이 아니라 공권력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함으로써도 시작된다"고 비판하면서 자칫 잘못하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전체주의적인 국가 분위기로 몰고 갈 수 있음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국무조정실은 정부의 가짜뉴스에 대한 강력 대응 방침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정도가 아닌 명백하게 허위이면서 조작된 정보의 유통을 차단하겠다는 것임을 강조하면서도 강력한 대응 방침에서 조금도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가짜뉴스에 대한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은 얼마 전 한겨레신문이 가짜뉴스의 진원지가 보수 기독교계라고 보도한 직후에 나왔다. 한겨레는 극우와 기독교가 만나는 곳에 ‘가짜뉴스 공장’이 있었다고 보도하면서 그 주범으로 에스더기도운동본부(대표 이용희)를 지목한 바 있다.

교계는 일부 언론과 정부 여당이 보수 기독교를 적폐대상으로 몰고 가는 것에 대해 반발하면서 이런 배경에 보수 기독교계가 정부의 동성애, 동성혼, NAP에 반대하는 활동에 연대해 온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보고 정부가 이런 저항에 족쇄를 채우려는 계산이 깔려 있음을 의심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은 지난 10일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정부와 여당이 ‘가짜뉴스’에 대해 엄벌에 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기독교계가 마치 ‘가짜뉴스’를 생산 유포하는 주범인양 지목한 것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우리는 이것이 동성애, NAP,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해 온 기독교계에 대한 보복성 옭죄기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반면에 정부는 기독교 연합기관과 전체 교단까지 정부의 동성애 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는 것이 에스더기도운동 등 현장에서 동성애 반대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일부 단체들이 유포하고 있는 과격한 가짜뉴스에 근거하고 보고, 이번 기회에 확실히 뿌리뽑겠다는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들 중 상당수는 진짜 뉴스와 가짜뉴스를 잘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문조사도 있다. 수많은 뉴스가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현실에서 받아 읽는 사람이 이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분별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렇다고 강력한 단속과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 구지 표현의 자유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가짜의 생명력이 오래 갈 수는 없다. 그냥 두면 저절로 사그러들 것을 오히려 긁어 부스럼을 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보다 정부는 왜 근거없는 새빨간 가짜뉴스가 전염병처럼 국민 사이에 창궐하고 있는지 냉철한 원인 분석부터 해야 할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다면 정부로서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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