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 종 문 목사

한때 석탄, 조개탄, 연탄으로 추운 겨울을 견디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석탄보다 사용하기 쉬운 대체연료를 사용해 그렇게 많았던 탄광촌이 하나씩 사라지고, 지금은 탄광촌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우리나라 석탄광산촌으로 유명했던 정선만 하더라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몇몇 탄광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문을 닫은 대부분의 탄광촌은 다른 대체사업으로 바꾸어 운영되고 있다.

탄광촌 사람들은 마을전체를 관광단지로 만들었고, 또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것은 평생을 살아온 고향을 버리지 못하고, 남아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그대로 드러낸다. 아직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탄광촌의 주민들은 갈수록 힘이 빠진다. 마을 사람들은 생활을 위해 고향을 등지고, 도시로 이주해 간다. 고향을 포기해야 하는 탄광촌사람들은 오죽 하겠는가. 한마디로 석탄산업의 하향은 탄광촌 사람들의 생계마저도 위협하고 있다.

이들은 “이제 마을을 포기해야 하나” 하는 마음도 가진다. “석탄도 나오지 않는 촌 동네에 누가 관심을 두겠느냐”는 것이다. 대체연료로 생활이 편리해졌는데 누가 석탄을 사용하겠느냐는 것이다. 틀린 말도 아니다. 그래서 고향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탄광을 다른 용도로 개발해 관광객을 유치해 보겠다고 마음을 고쳐먹고, 탄광촌에 그대로 남는다.

허탈한 마음으로 탄광을 돌아보던 어느 마을의 주민들은 탄광 안쪽에 쭈그려 앉아서 무언가를 쳐다보는 사람을 발견했다. 얼마 전 탄광촌 마을로 관광 온 시인이었다. 시인은 탄광 안쪽에 핀 작고 하얀 꽃을 살피고 있었다. 그 꽃은 동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야생화였다. 주민 중에 한 사람이 그 시인에게 말했다.

"저기요. 그깟 꽃이 뭐가 신기하다고 그렇게 봅니까? 밖에 가서 다른 것이라도 보시죠."

그 사람의 말에 시인은 주변의 탄가루를 한 줌 쥐어 꽃에 뿌렸다. 그런데 탄가루가 꽃잎에 닿자마자 가루들이 땅바닥으로 떨어졌고, 그 꽃은 하얀 모습 그대로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석탄가루를 뒤집어 쓴 하얀 꽃이 새까맣게 변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았다. 시인은 말했다.

"여러분 이것 보세요. 꽃잎이 어찌나 매끄럽고 깨끗한지, 이 시커먼 석탄 먼지 속에서도 하얀 모습을 간직하고 있네요. 어떤 장소에서라도 순수하고 깨끗한 것은 언제나 아름다운 법이지요. 저는 탄광 속에 핀 이 한 송이의 꽃이 아름답습니다."

그렇다. 우리 하나님의 자녀들의 마음도 이와 같아야 한다. 어떤 더럽고 추한 장소와 환경에서라도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듯이, 우리 하나님의 백성들은 마음속에서 변함없는 깨끗한 마음이 피어나기를 소망해 보자.
"자비로운 자에게는 주의 자비로우심을 나타내시며 완전한 자에게는 주의 완전하심을 보이시며 깨끗한 자에게는 주의 깨끗하심을 보이시며 사악한 자에게는 주의 거스르심을 보이시리니 주께서 곤고한 백성은 구원하시고 교만한 눈은 낮추시리이다"(시 18:24~27)

예장 통합피어선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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