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9회 신촌포럼이 '헌신'과 '쉼' 사이에서를 주제로 지난 25일 신촌성결교회에서 개최됐다.

열심히 일해 가장 빠른 속도로 산업화를 이룬 나라. 아시아 최초로 민주화를 달성해 ‘이게 나라냐!’고 말할 수 있는 사회. 바로 대한민국이다. 하지만 밤늦게 일만 했을 뿐 행복한 사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헌신에 지쳐 진정한 쉼을 누리지 못하는 목회자와 성도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과연 행복하게 사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 해답을 일이 아닌 여가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헌신과 쉼 사이에서’란 주제로 지난 25일 신촌성결교회에서 열린 제39회 신촌포럼에서 문화를 통한 휴식을 내용으로 강연에 나선 최석호 박사(서울신대 교수)는 일보다 여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박사는 우리나라 사람이 하고 싶은 여가활동은 여행(59.4%), 공연관람(43.2%), 취미활동(34.2%) 등인데, 실제로 하는 여가 활동은 TV시청(69.9%), 휴식(50.8%), 게임(19.0%)으로 나타나 마치 중독된 사람처럼 하고 싶지 않은데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가시간에 특정한 여가활동만 하는 여가편집자로, 결코 행복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에 최 박사는 여가와 일의 관계를 유형별로 분류해 수렴형(모험적인 여가를 통해 효율적인 여가활동을 하지만, 여가시간이 너무 짧아서 제대로 못 놀아 결국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과 대립형(중독을 일으키는 여가만 골라서 하는 경향으로 여가편집자에 속한다), 중립형(일은 일이고 여가는 여가다)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최 박사는 셋 중에서는 중립형을 가장 바람직한 여가활동의 방향으로 꼽았다.

최 박사는 “중립형을 일컬어 시간편집자라 한다. 여가편집자와 달리 시간편집자는 여가활동을 편집한다”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여가활동을 편집한다. 편집한 활동을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만큼 한다. 그래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 문화를 통한 휴식을 주제로 강연에 나서 행복의 비결은 일보다 여가에 있음을 강조한 최석호 박사.

그렇다면 잘사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게 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최 박사는 영국 신경제재단 웰빙센터에서 제시한 △함께 하라 △밖으로 나가라 △호기심을 가져라 △계속 배우라 △아낌없이 주라 등 다섯 가지 행복 비결을 제안했다.

최 박사는 “절대 혼자서 행복한 사람은 없다”며, “가족, 이웃, 동료, 친구, 연인 등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라. 그들에게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으면 함께 하는 사람들이 도와줄 것이고,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집에 틀어 박혀 TV나 보고 있으면 저질인생으로 전락한다”며, “밖으로 나가서 산책을 하거나 뛰어라. 자전거를 타도 좋고 화단을 가꿔도 좋다. 못 나갈 상황이라면 TV를 끄고 차라리 라디오를 켜고 춤을 추라”고 권했다.

특히 최 박사는 “친구나 모르는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하고, 매사에 감사하고, 이웃에게 자원봉사하며, 동호회에 가입하라”고 전제한 뒤 “사회적 협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이 된다. 특히 노인이 자원봉사활동을 하면 일상생활에 활력이 넘치고 삶에 의미가 생긴다”고 피력했다.

최 박사는 교회를 향해서도 “고귀한 헌신은 어느새 우리 삶을 옭아매는 족쇄가 됐다. 일만을 강요했던 한국사회는 한강의 기적을 뒤로하고, 선진국 문턱에서 주저앉았다”면서, “매일 새벽기도, 삼일밤 기도회, 금요일 철야 등 열심히 일했던 교회는 급속한 성장을 거듭했지만, 어느새 지탄의 대산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잘사는 사회가 아니라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세상을 일하게 만드는 교회가 아니라, 행복하게 만드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 미술을 통한 휴식에 대해서 강연하고 있는 나성남 박사.

앞서 미술을 통한 휴식을 주제로 강연한 나성남 박사(지식경제부 한국-이탈리아 글로벌 디자인 추진단장)는 조형예술의 명제인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대해서 설명하고, BC200년경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각 작품들을 살펴봤다.

특히 나 박사는 BC190년경 파이오니오스의 NIKE 상 <승리의 여신상>을 필두로 산드로 보틸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산치오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파블로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앤디 워홀의 <마리린 몬로> 등 해외 유명 작품들과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백남준에 이르는 한국화가들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그 역사적 의미와 시대적 상황을 낱낱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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