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사각오의 순교정신으로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게 해달라고 외치는 한국교회 지도자들.

“일제의 압제에 굴복해 우상에게 머리 숙인 죄를 고백합니다”, “남북 분단 상황에서 화해와 치유 위한 사명감당하지 못하고 교회 분열로 주님의 가슴을 아프게 한 부끄러운 죄를 고백합니다”, “3.1운동정신과 ‘일사각오’의 순교신앙을 계승해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게 하옵소서”

주일 오후 광화문 사거리를 가득 메운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3만여 성도들의 회개와 각성의 울림이 하늘에 닿았다.

빗줄기가 거센 지난 28일 오후 3시 광화문 사거리에서 ‘한국교회일천만기도대성회’(대표대회장 엄기호 목사, 이동석 목사, 정서영 목사, 전계현 목사, 전명구 목사, 최기학 목사, 유중현 목사)가 열렸다.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에서도 참석자들은 자리를 이탈하지 않고,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이 범한 신사참배의 죄를 공개적으로 회개하는 동시에 3·1운동 100주년을 기리기 위한 각오를 다졌다.

▲ 십자가를 짊어지고 등단하는 엄기호 목사와 순서자들.

이날 기도대성회는 정치적 구호나 기독교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집회가 아닌 자신의 치부를 과감히 드러내 고백하고 회개하는 장이었다. 특히 최근 유례가 없을 정도로 한국교회 모두가 동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먼저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를 비롯해 한국교회총연합, 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 한국기독교연합,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등 한국교회 주요 연합기관이 모두 참여했고, 100여개의 교단과 70여개의 기관이 참여해 ‘연합과 일치’에 대한 한국교회의 소망을 그대로 담았다.

대표대회장 엄기호 목사가 십자가를 짊어지고 기도대성회 순서자들과 함께 등단하면서 개회된 기도대성회는 황인찬 목사(예장개혁 증경총회장)의 사회로 ‘오라! 여호와께로 돌아가자!’란 주제영상을 상영하고, 대표대회장 이영훈 목사가 대회사를 전했다.

이영훈 목사는 “심각한 위기에 놓인 한국교회가 다시 회복하고 부흥하는 길은 함께 연합해 기도하는 길뿐”이라며, “1903년 원산과 1907년 평양에서 일어난 부흥의 시대에 있었던 거룩한 교회로 전진하기 위한 영적대각성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회개와 회복의 기도 시간에는 신사참배를 회개하며 회개와 치유, 그리고 회복과 부흥을 결단하는 통성기도의 시간으로 인도하고 있는 윤보환 감독.

또한 대표대회장 엄기호 목사와 이동석 목사, 정서영 목사, 전계헌 목사, 전명구 감독회장, 최기학 목사, 유중현 목사가 ‘기도대성회의 역사적 의미와 취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들은 “암울했던 조선 땅에 생명을 바치며, 앞서간 선교사들과 믿음의 선진들이 흘린 고귀한 순교의 피 값으로 세워진 한국교회가 믿음의 유산을 다시 회복하고, 금번 성회를 기점으로 남북한 8천만 민족에게 희망을 주는 교회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시대적 사명과 책임감으로 무장해 100년 전 절망에 빠진 민족에게 희망이 되었던 3·1운동의 정신과 신앙을 오늘에 되살리고, 주기철 목사님을 비롯해 신앙의 절개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숱한 순교자들의 ‘일사각오’의 정신으로 똘똘 뭉쳐 한국교회 새롭게 일으키고,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원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회개와 회복의 기도 시간에는 신사참배를 회개하며 회개와 치유, 그리고 회복과 부흥을 결단하는 통성기도의 시간으로 인도한 대회장 윤보환 감독이 “한국교회 교단들은 1954년부터 부분적으로 회개를 선언했으나 민족이 하나 되어서는 회개하지 못했다”고 토로하고, “오늘 이 시간은 하나님 앞의 온 성도가 모여 총회가 된 시간이고 온 땅을 거룩하게 우상의 죄를 씻는 연합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 광화문 사거리는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이 범한 신사참배의 죄를 공개적으로 회개하고 3·1운동 100주년을 기리기 위한 3만여명의 성도들로 가득했다.

아울러 임준식 목사(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 상임회장)가 ‘신사참배와 우상숭배의 죄를 회개하며’, 김정환 목사(예장합동 총회장)가 ‘3.1운동과 순교정신의 계승을 위해’, 원종문 목사(예장피어선 증경총회장)가 ‘분단과 분열의 죄를 회개하며’ 특별기도(과거)를 했고, 고영기 목사(서북지역노회협의회 대표회장)가 ‘민족복음화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감사하며’, 김효종 목사(예장호헌 총회장)가 ‘대통령과 정치, 경제, 사회지도자들을 위해’, 정학채 목사(예장개혁 증경총회장)가 ‘1천만 성도, 6만교회, 한국교회 일치를 위해’ 특별기도(현재)를 했다.

이밖에도 심평종 목사(미주한인기독총연합회 대표회장)가 ‘3만 선교사와 세계에 흩어진 750만 한민족 디아스포라를 위해’, 김동근 장로(몽골기독교총연합선교회 법인회장)가 ‘핵 폐기를 통한 한반도 평화정착과 상생의 시대를 위해’, 고시영 목사(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 법인이사장)가 ‘민족복음화와 복음통일의 새날을 위해’ 특별기도(미래)를 했다.

▲ 회개의 선언을 외치고 있는 기도대성회 공동회장들.

이날 기도대성회에서는 기도대성회 실무총무들이 공동기도문을 낭독하고, 기도대성회 공동회장들이 회개의 선언을 외쳤다. 또한 신사참배를 반대하다 순교한 수많은 순교자를 대신해 강종근 목사, 양용근 목사, 주기철 목사에 대한 추서패를 각각 전달하고, 양용근 목사의 손자인 양향모 목사가 감사의 인사를 대신했다.

기도대성회 공동회장과 실무총무들은 또 용서와 화해의 허그 시간에 강단에 서서 ‘우리는 사랑의 띠로 하나가 되었습니다’를 외치며 서로 부둥켜안기도 했다.

▲ 기도대성회 공동회장 및 실무총무들이 용서와 화해의 허그를 하고 있다.

아울러 김동호 목사(한기부)와 김명일 목사(한장총), 신광수 목사(세기총), 신평식 목사(한교총), 여운영 목사(한기총), 윤덕남 목사(한기총), 이효상 목사(교회건강연구원), 정여균 목사(한기부), 최귀수 목사(한기연) 등이 ‘회개하자! 신사참배!’, ‘돌아가자! 여호와께!’, ‘부흥하자! 한국교회!’, ‘선교한국! 세계선교!’, ‘이룩하자! 복음통일!’, ‘내가먼저! 사랑실천!’의 구호를 제창했다.

▲ '회개하자 신사참배' 등의 구호를 제창하고 있는 사무총장 및 기획단.

이번 기도대성회의 백미인 2부 ‘민족에게로/ 민족복음화•세계교회로’ 시간엔 이병우 감독(3.1운동백주년기념위원장)의 사회로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와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신사참배를 넘어 삼일정신으로 △한국교회 연합과 미래를 위한 제언 등을 주제로 각각 메시지를 선포했다.

▲ '신사참배를 넘어 삼일정신으로'을 주제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정성진 목사.

정성진 목사는 “종교개혁 501주년을 맞은 한국교회가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믿음의 바탕 위에 서야 한다”고 전제한 뒤, “새로운 믿음의 바탕이 될 만한 정신이 바로 3·1운동 정신이며, 이는 기독교가 민족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던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한국교회가 평화통일의 선두에 서고, 750만 디아스포라를 포함한 8천만 민족 복음화를 이루어내고, 세계 평화를 위해 떨쳐 일어나야 한다”고 강권했다.

▲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에서 '한국교회 연합과 미래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소강석 목사.

대회장 소강석 목사는 “3·1독립운동 정신과 일사각오의 순교신앙을 계승해 내부의 분열을 끝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이루어 목회생태계를 회복하므로 한국사회를 견인해 남북통일과 8천만 민족복음화의 꽃길을 함께 가자”고 호소했다.

유관재 목사(기침 증경총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3부 ‘세계선교로/ 750만 디아스포라 섬김과 선교로 전진’ 시간에는 대표대회장 정서영 목사가 ‘3.1절 100주년을 맞으며’ 성명을 낭독했다.

▲ 이날 기도대성회에서는 신사참배를 반대하다 순교한 수많은 순교자를 대신해 강종근 목사, 양용근 목사, 주기철 목사에 대한 추서패를 각각 전달했다.

정서영 목사는 “일본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군국주의 야욕을 즉각 중단하고,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할 것”과 “특히 비극적인 피해자인 ‘위안부’ 생존자들에게 백배사죄하고 법적 배상에 나설 것”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어 교단 부흥단이 실천 강령을 제창하고, 플러신학대학원 마크 래버튼 총장의 격려사와 장차남 목사(예장합동 증경총회장)의 연합축도로 모든 순서를 마쳤다.

한편 이날 헌금은 한국교회순교자기념사업회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그리고 나눔의집에 각각 전달됐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