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폭력 추방과 평화구축 주제로
젊은 여성 리더십 증진 방안 모색
전 세계 30여개국 여성 50여명 참가
국내의 관심제고와 정책 제안 도출

 여성가족부에서 2010년 전국의 만 65세 미만 기혼여성 1984명을 대상으로 가정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신체폭력을 당한 아내가 전체 조사자 중 15.3%, 정서폭력을 당한 아내 33.6%, 경제적 폭력을 당한 아내 7.6%, 성적 폭력을 당한 아내 9.3%, 방임의 폭력을 당한 아내 23.4%, 통제의 경험을 한 아내 38.8%로 나타났다.

결과에 알 수 있듯이 우리 사회에서 여성폭력은 아직도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피해여성들은 “아이를 봐서 참는다”, “어디 가서 이야기도 못하고 창피해서 참는다” 등 잦은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속으로 삼키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맞을 짓을 했으니 맞지”라는 가부장적 사고가 여성폭력을 증가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한국YWCA(회장 차경애)가 ‘2012 세계YWCA 국제지도력 훈련(ITI)’을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영등포 하이서울 유스호텔에서 개최했다. ‘여성폭력 추방과 평화 구축에 있어 여성의 리더십’이란 주제로 열린 국제지도력 훈련은 전 세계 30여국 참가자 및 강연자를 포함한 50여명의 YWCA 활동가가 참석해 진행됐다.

이번 훈련은 세계 각국 YWCA의 실무자들이 YWCA와 파트너들 가운데서 여성폭력 추방과 관련한 경험과 앞으로의 활동 방안을 공유하고, 여성차별 철폐 리포트와 유엔 안보리결의 1325호 이행 합의를 포함한 여성폭력 추방에 대한 국제적 책임이행을 요구하는 YWCA리더들의 애드보커시 기술을 증진시키고자 마련됐다.

이번 훈련을 통해 참가자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 관련 운동의 확장 및 운동성 강화 △UN의 다양한 기구들과 함께 일하고 협력하기 위한 가이드라인과 정보를 제공 △여성폭력의 주요 이슈로 결의문과 연계해 북한 여성의 인권과 평화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 △세계YWCA 회원국 간의 연대와 젊은 여성 리더십 증진 및 강화 등의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여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국내의 관심제고와 정책 제안 및 국제적 연대를 지속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대책도 논의했다. 또 주최국이 한국YWCA인만큼, 한국의 이슈, 북한 이탈여성과 재북주민의 식량권, 국내 다문화여성의 권리, 돌봄가사노동 등 다양한 국내 이슈도 함께 다뤘다.

이와 관련 세계YWCA의 여성폭력 추방 국제프로그램 관이자이며, ITI 코디네이터인 마리 클로드 쥴생은 “이번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 모두가 여성폭력 추방분야에서 보다 폭넓은 지식을 쌓게 됐다”면서, “나아가 정책 보고서 초안과 여성폭력 추방에 주안점을 두게 될 2013 UN여성지위위원회에 보낼 주창 메시지도 얻었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YWCA 데보라 토마스 회장은 ‘여성폭력 추방과 평화구축을 위해 진화하는 지도력’이란 주제연설을 통해 “세계YWCA는 올해부터 2015년까지 북한 여성과 어린이들의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탈북 여성의 인신매매, 영아 살해, 강제 송환 여성들에 대한 가혹 행위 등을 근절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번 훈련에서는 전 여성차별철폐협약 위원인 신혜수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 부의장이 참석해 여성폭력 추방과 관련한 국제 운동의 흐름과 과제도 나눴다. 이어 참석자들은 조별활동을 통해 각자의 나라에서 폭력이 여성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정보를 공유했다. 또한 ITI 워크숍을 통해 나쁜 전통(잠비아), 남성과 함께 일하는 것(호주), 법적 변화를 위한 애드보커시 운동 등 애드보커시와 프로그램 활동 중 가장 좋았던 경험을 공유했다.

이밖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아프리카의 내전 국가, 북한 등 평화를 일구는 여성들의 평화이야기를 듣고, 한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조별로 서울의 명소탐방 및 문화체험 등 한국의 밤 행사도 진행됐다. 또 여성, 전쟁 그리고 평화 영화를 상영하고, DMZ를 방문해 분단의 아픔을 몸소 체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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