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기호 목사)가 대법원의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무죄 판결에 대해 법의 잣대가 소위 ‘마음대로’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심각한 판결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특히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에게나 부과된 국방의 의무를, 개인적인 이유로 거부할 수 있도록 해서 법원 스스로 법질서를 무너뜨린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한기총은 병역거부는 병역기피의 일환일 뿐,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표현보다 ‘특정 종교의 병역기피’라고 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집총 및 군사훈련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 알려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병역기피자를 처벌하는 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심이라는 이유를 들어 이들에게 특혜를 주는 목적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한기총은 대법원이 제시한 양심의 기준에 대해서도 ‘애매모호’한 것으로, 이를 근거로 한 판단 역시 재판 당일의 판사의 기분에 따라 좌지우지 될 수 있는 한계를 내포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한기총은 “불명확한 근거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키기보다 오히려 징집제를 모병제로 바꾸는 국가적 논의와 헌법 개정이 있은 후에 그것을 근거로 사법부가 판단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성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덧붙여 “입법부보다 앞서가는 사법부의 과도한 권력 행위로 이미 병역의무를 충실히 이행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허무함을 안겨줬으며,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할 청년들에게는 병역의무를 피해갈 수 있는 꼼수를 알려준 꼴”이라며, “벌써부터 특정 종교의 병역기피자를 사면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오는 것은 법의 권위를 무시함과 동시에 법질서가 흔들리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끝으로 한기총은 전쟁을 위해 군대가 존재하지만 오히려 강력한 군사력으로 전쟁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면, 집총과 군사훈련을 이유로 병역을 기피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신념일 뿐 병역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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