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중 곤 목사

정호승 시인의 한편의 시(詩)는 삭막한 세상에서 강팍해지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며, 위로가 된다. 무엇보다도 정 시인의 시 ‘이런 사람’은 정치적·경제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슬프고도 따뜻한 시어들로 감동을 주기에 조용히 눈을 감고 음미해 본다.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따뜻하고 아름다운 말로 마음을 전하는 '정호승' 시인은 '그늘을 사랑하는 사람'과 '눈물을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한다고 시(詩)를 통해 노래했다. 이 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과 정치적으로 고난당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노래이다. 오늘 세계는 맘몬에 길들여져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갈수록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가난한 사람은 계속해서 가난하고, 부자는 계속해서 더 큰 부자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이 시은 이들에게 작은 희망으로 다가온다. 가난한 사람은 열심히 일을 하면 내일은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이스라엘 민족은 파라오의 억압 밑에서 여호와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구원해 주실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1천년동안 나라 없는 설음을 받으면서도, 여호와에 대한 신앙을 버리지 않고,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자신들을 하나님께서 해방시켜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식민지 지배 아래서 고난받던 우리민족도 마찬가지아다. 일본 제국주의 아래서 36년동안 피압박민족으로 살면서도 한민족은 언제인가는 독립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다. 때문에 독립지사들이 항일무장투쟁, 독립운동을 일으기며 고난의 길을 자처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승호 시인의 시어는 고난당하는 민족, 소외당하는 이웃, 정치적으로 핍박받는 이웃들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되어 준다.

정 시인의 시어에 나오는 '그늘'은 따뜻한 우리들의 마음과 베품을 말하고, '눈물'은 이웃에 대한 사랑과 배려를 말하는 것이다. 이 시(詩)를 통하여 우리 하나님의 백성들은 예수님의 시간과 장소로 돌아가 내 이웃을 돌아보고 다시한번 소통하고 배려하며, 따뜻한 마음의 향기를 주변의 이웃에게 전해주어야 한다. 이제 추운 겨울의 문턱에 와 있다. 우리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는 많이 있다.

우리가 이들을 외면한다면,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수님은 이들에게 사랑을 베푼 것이 나에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그리스도인들은 역사의 현장에서 소외당하는 이웃과 고난당하는 세계 민족들을 향해 나눔의 삶을 실천해야 한다. /예장 합동총신 총회장,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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