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연합과 한국교회총연합의 대통합은 양측의 입장차를 극복하지 못한 채, 결국 희망고문에 그치고 말았다.

한교총이 이미 오는 12월 6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단독 총회를 개최키로 한 가운데, 한기연도 12월 4일 군포제일교회에서 예정대로 열기로 했다.

한기연(대표회장 이동석 목사)은 제7-8차 임원회를 지난 27일 갖고, 제8회 총회 준비 사항을 점검하는 동시에 정관과 선거관리 규정 일부를 신설 또는 개정하는 법규개정안을 발의•가결했다.

이날 화두는 최근까지 진행된 한교총과의 통합 추진 상황이었다. 누구보다 안타까웠을 대표회장 이동석 목사는 임원들에게 그간의 진행상황을 소상히 밝혔다.

이 대표회장은 “그동안 한교총과 수차례 합의서를 교환하고 기자회견도 했지만, 아직까지 통합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양 기관이 통합을 이루려는 목표는 같으나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부분에서는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 측의 통합에 대한 시각차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 통합에 결정적인 장애물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특히 “연합기관이 하나가 되어 힘 있게 대정부 정책을 수행해 나가야 할 소명이 우리에게 있음을 절대로 잊어선 안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한국교회 교인들의 정서는 연합기관이 통합하든 안하든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데, 교단의 지도급 인사들이 통합을 놓고 서로의 정치적인 득실을 따지는 것이 과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통합인지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고 일갈했다.

이에 임원들은 “상대측이 언론 등을 동원해 통합이 안 되는 책임이 전적으로 한기연에게 있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근거와 출처를 알 수 없는 유언비어가 떠돌고 있다”며, 기자회견 등을 열어 그간의 통합추진과정을 언론에 똑바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회장은 “그것이 통합에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면 모를까, 이제 와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한다고 한들 그것이 한국교회 앞에 서로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며, “통합이 완전히 무산된 것이 아닌 이상 금회기에 안 되면 차기에 새로운 대표들이 통합을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한기연이 연합기관으로서 하나님과 세상 앞에 당당하게 우리의 길을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했다.

결국 임원들은 제8회 총회가 딱 일주일 남은 시점에서 현실적으로 금회기내에 통합은 어렵다고 판단해 차기 대표회장과 새로 구성될 임원회에 연합기관 통합을 계속 추진하도록 힘을 실어주기로 결의했다.

이밖에도 임원회에서는 선거관리 규정 제2조 후보의 자격 5항 ‘대표회장은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신설, 정관 제18조 임원회의 구성 3항 ‘상임회장을 3인 이하’ 개정 등을 골자로 한 법규개정안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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