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승 자 목사

우리는 각박한 세상에 살고 있다. 이웃도 없고, 형제도 없다. 혼자만 잘먹고, 잘살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웃 간의 작은 정이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그것은 자신의 마음을 열어 상대방을 받아들인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이런 세상이 아름다운 세상이며, 살맛나는 세상이 아닌가.

직장에 다니는 한 여성은 금요일에 월차을 내고 내일부터 3일간 연휴라고 무척이나 기분이 들떠 있었다. 또한 연휴기간 중 토요일은 자신을 있게 해 준 어머니 환갑이었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에 퇴근을 서둘렀다. 그녀는 지갑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까맣게 잃어버리고 집에 돌아왔다. 지갑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어머니 용돈을 준비하다가 알았다. 그녀는 어머니 용돈을 드릴 생각에 들떠 있었다.

하필이면 어머니 환갑날 지갑을 잃어버렸단 말인가. 그녀의 기분은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다. 은행에서 새 돈을 준비해 지갑에 넣었다. 돈도 돈이지만 함께 들어 있는 신분증과 카드가 걱정되어 여기저기 찾아보았지만, 지갑을 흘린 곳을 도저히 기억해 낼 수가 없었다. 카드회사에 전화를 해 카드를 정지시켰다. 주민등록증도 다시 만들어야 했다. 우울하게 연휴를 보냈다.

어머니 환갑이 끝나고 며칠이 지났다. 그런데 완전히 포기했던 지갑이 소포로 배달되었다. 지갑에 있던 돈도 신분증도 전부 그대로였다. 달라진 것은 편지가 한 장 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오늘 우리주변에 좋은 이웃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너무 반가웠다. 편지 속에 담긴 글의 내용은 "당신의 지갑 속에서 한 장의 아동 사진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그 아동에게 후원하고 있다는 것을 사진 뒷장에 남겨진 메모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아주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당신에게 좋은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이 일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고, 웃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잃어버린 물건을 주인에게 돌려주는 일은 좋은 일을 떠나서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당연한 일을 좀 더 많은 사람이 실천으로 옮기게 된다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그렇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아직까지는 인정이 메마르지 않았다. 나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너가 있다. 나를 개방해 너를 받아들이는 세상은 참 아름다운 세상이다. 한마디로 하나님의 세상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라는 속담이 있다. 이 말은 아무리 보배라도 그 쓰임새가 있어야만 그 가치를 인정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가끔 청산유수처럼 말은 잘하나 일에 있어 실천을 하지 않는 사람을 많이 본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사실 신뢰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오늘 그리스도인들은 말만 앞세운다고 비난을 받는다. 행동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언행이 일치하는 삶을 요구했다. 예수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한 말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 맘몬을 하나님보다도 서 섬기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 위의 글은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도 남는다.
 
햇빛중앙교회•본지 후원이사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